[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리모델링 시공에서 전문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리모델링 대표 업체인 한샘은 본사차원의 책임 시공을 강조하고 나섰고 LX하우시스는 고객과 직접 만나는 대리점의 신뢰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리모델링은 단일 제품 판매와는 달리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소요되고 후속 관리도 필요한 영역이라 품질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8~2021년 4년간 접수된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 중 소비자 피해유형은 '하자보수 미이행·지연'이 24.5%(429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재품질·시공·마감 등 불량' 14.2%(249건), '부실시공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8.8%(155건) 순이었다.
특히 공정별로 다른 시공업자가 시공을 진행하게 되면서 하자가 발생 시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이유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샘은 '책임 시공'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김진태 한샘 대표가 9월2일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홈리모델링 대리점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샘)
한샘은 지난 7월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사회 전반에 증가하고 있는 리모델링 관련 민원들에 대해 한샘 고객님들께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샘은 시공자회사 '한샘서비스'를 한샘 공식대리점에서 계약하는 리모델링 공사의 시공계약과 시공실행 주체로서 참여시키고 있으며 시공품질 전반의 책임을 다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샘의 대리점과 리모델링 계약을 체결할 때 전자계약서 상 '갑(소비자)'과 '을(대리점)'뿐 아니라 시공자회사가 '병(한샘서비스)'으로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한샘의 이 같은 조치는 시공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하자 보수에 대한 책임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전문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한샘서비스가 시공과 감리 주체로 참여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한샘에 바로 문의하면 한샘이 책임지고 조치하는 구조다. 한샘은 공지사항에 게재된 내용과 다른 계약서 작성을 종용하거나 전자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는 한샘대리점이 있다면 한샘 서비스센터 홈페이지의 고객의소리에 신고해 달라는 내용을 게시할 정도로 책임 시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이달 2일 열린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시공 프로세스 혁신을 강조했다. 이날 한샘은 숙련된 시공인력과 현장 관리자 PM(Package Manager) 등 시공 인력을 투입해 리모델링 전 공정을 직접 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공사 실명제'를 통해 국가공인자격을 보유한 전문성 있는 PM이 실측·견적, 공정 관리, 시공감리, AS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샘은 9월19일 기준 약 8000명의 시공협력기사와 약 100명의 PM을 확보했다.
이현기 한샘 더패키지 대리점 대표(남·36세)는 "한샘의 책임시공은 리모델링 전 공정을 한샘이 시공하고 책임지기 때문에 대리점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며 "리모델링 현장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한샘의 시공기사와 PM이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대리점은 더 많은 고객과 상담·계약을 하며 매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도 한샘이 모든 공정을 책임지고 AS 해주기 때문에 인테리어 업계에서 문제됐던 사후관리 부분에서 고객 신뢰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LX하우시스의 지인공감서비스. (사진=LX하우시스)
경쟁사인 LX하우시스는 대리점에 전문건설업 면허를 보유한 전문가를 배치하면서 대리점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7월28일 열린 코엑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 '코리아빌드'에서도 LX하우시스는 건축면허를 갖고 있는 대리점이 고객을 상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리점을 믿고 인테리어를 맡길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한 지인스퀘어 지점장은 "대리점에 면허를 가진 이들이 상주하고 있어 고객들은 믿고 시공을 진행할 수 있다"며 "고객과 가장 많이 연락하고 만나는 대리점이 전문성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LX하우시스는 또 본사 차원의 시공 품질관리 프로세스에 따라 시공을 진행하고 시공이 완료되면 '해피콜' 서비스를 통해 시공 만족도와 시공상 문제 발생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 이후에도 제품별 보증기간에 따라 무상 사후관리도 지원한다. 시공 하자 등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본사 직영 시공이 아닌 경우에도 시공 대리점과 함께 현장을 즉시 방문해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주방·욕실 제품의 시공 완료 이후 고객 집을 방문해 무료로 제품·시공 상태를 점검해주는 서비스인 '지인(Z:IN) 공감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인 공감 서비스는 기존 AS 절차와는 별개로 제품 시공 완료 후 문제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품질 보증 차원에서 진행하는 무료 방문 점검 서비스다. 고객과 제품 사용법, 관리방법, 시공 상태 등과 관련해 소통하며 살피는 형식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