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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냉각에도 중소형 IPO는 봇물…주가는 '나몰라라'
하반기 상장심사 청구 55건, 작년보다 많아
입력 : 2022-09-2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시장 냉각에도 기업공개(IPO) 수요는 쏟아지고 있다. 내달에만 약 12곳이 상장할 예정이며, 하반기 들어서만 상장 심사 청구는 55건 있었다. 작년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형사 IPO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사들의 평균 공모금액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빼면 273억원 수준으로, 1000억원대 대어가 많았던 작년과 비교된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더 안좋아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자금을 조달하고 상장 문턱을 넘으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중 상장이 예상되는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도 12곳으로 집계됐다. △선바이오 △이노룰스 △모델솔루션 △오에스피 △탑머티리얼 △에스비비테크 △샤페론 △핀텔 △플라즈맵 △골프존커머스 △산돌 △저스템 등이 있다.
 
상장 심사 대기 중인 기업도 쏟아진다. 하반기 들어(7월1일~9월27일) 한국거래소에 청구된 상장예비심사 건수는 55건(스팩 포함)이다. 이는 IPO 시장이 달아올랐던 작년 같은 기간 41건보다 많은 수준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글로벌 투심이 얼어붙으며 IPO 시장 분위기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상장심사 청구와 승인, 증권신고서제출은 이뤄지고 있다. 
 
작년과 다른 점이라면 공모금액이 월등이 적다는 것이다. 올해 IPO 기업 한곳 당 평균 공모금액은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을 제외하면 약 273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상장사들의 평균 공모금액이 1554억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5분의1도 안되는 수준이다. 수천억, 조단위의 자금을 조달하는 대어들의 경우엔 투심이 위축된 현 시장에서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로 흥행하기 어렵고, 기대 밸류레이션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업계에선 대어의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지금이 중소형 기업들에겐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란 시각이다. 100~300억원대 자금이 모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거다. 수요예측에서도 기관 자금이 일정 수준만 들어와도 높은 경쟁률을 달성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 기계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이 있다 보니, 오히려 증권사들에서도 지금같은 냉각기에 중소형사 IPO를 많이 푼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이미 조성된 수조 규모의 공모주 펀드들이 있어서 몇백억짜리 작은 규모의 IPO는 대부분 자금조달에 성공한다"며 "증권사(주관사)들도 시장이 안좋다 보니 대기하고 있던 중소형 IPO를 지금 내보내는 분위기"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과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은 부담이 커졌다"며 "IPO 역시 시장 상황이 안좋으면 제값을 받기 어렵단 부담이 있지만, 일단 상장이 되고 나면 이자 등 부담은 없다"고 했다. 부채가 늘면 회사 재무에도 부담이 되지만 주식을 발행하면 자본이 확충된다. 시장에서 제값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IPO 등 주식 발행은 최선의 투자금 유치 수단이다.
 
문제는 상장 이후다. 기업들은 자금조달만 달성하면 끝이지만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지기 때문이다. 올해 200억원 미만의 소규모 IPO를 진행한 9개 상장사 중 오토앤과 지투파워, 아셈스를 제외하고는 공모가 대비 급락하고 있다. 애드바이오텍(-51.9%), 모아데이타(-49.5%), 브이씨(-47.8%), 노을(-46.8%), 인카금융서비스(-36.4%) 등도 하락하고 있다.
 
이경준 대표는 "실적을 정말로 보는 곳들은 시장이 좋아지면 제 가치를 받고 상장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서, 지금은 알짜 회사들이 올라오진 않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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