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올해 1월 초와 비교해 9월 말 국내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19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IT 기업의 주식평가액 감소 폭이 두드러져 4분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개미 투자자의 피해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45조7034억원으로 1월 말보다 18조9291억원(29.3%) 감소했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 주식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지만, 3월 말(1분기) 59조7626억원에서 6월 말(2분기) 51조 4463억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33개 그룹 총수 합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개 그룹 중 3분기에 주식평가액이 가장 많이 하락한 총수는
카카오(035720)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으로 확인됐다. 김범수 센터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과 비상장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상장사 지분을 모두 합하면 9월 말 기준 전체 주식 재산은 6조933억원으로 1월 초 12조2269억원보다 6조1335억원(50.2%)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월 초 14조1866억원에서 9월 말 10조8842억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방준혁
넷마블(251270) 이사회 의장은 2조6430억원에서 1조634억원으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2조3048억원에서 1조1861억원으로 각각 내려갔다.
반대로 33명 4명은 올해 3분기 주식 재산이 증가했다. 최근 9개월 새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총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1월 초 기준 6943억원에서 9월 말 8059억원으로 1115억원(16.1%) 늘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지주(004990)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1월3일 2만9850원에서 9월30일 3만8300원으로 28% 넘게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9월 말 기준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포함됐으며, 이는 1월 초와 비교해 2명 감소한 수치다.
1위는 이재용 부회장(10조8842억원)이 차지했다. 이어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명예회장(9조73억원), 3위는 김범수 센터장(6조933억원)으로 1월 초와 비교해 순위를 맞바꿨다.
그다음으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3조142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2조4931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1조8674억원) △구광모 LG그룹 회장(1조8572억원) △이해진 GIO(1조1861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1367억원) △방준혁 의장(1조634억원) 순으로 파악됐다.
코스피가 장중 한때 2200선을 회복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은 올 초 대비 1분기(3월 말), 2분기(6월 말), 3분기(9월 말)에 지속해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인데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영 여건이 더 불안정해 4분기에도 반등의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IT기업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 종목들이 연말에 3분기보다 더 떨어질 경우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불신은 더 팽배해져 향후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 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 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상장사를 통해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현황까지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올 초(1월3일)와 9월 말(9월30일) 종가 기준이며,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