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와 통신업계가 당초 목표로 했던 연내 5G 가입자 3000만명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연초 5G 가입자 2150만명으로 출발하면서 연내 1000만명 정도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충분하다는 계산이었지만, 고물가 시대 5G 요금제가 비싸다는 인식과 LTE로도 서비스가 충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5G 가입자 확대가 둔화됐다. 8월말까지 5G 가입자는 2570만명을 넘는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10월부터 아이폰14 가입자가 본격적으로 반영된다지만, 5G 품질 개선 등 근본적인 트리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8월 말 기준 2571만4871명을 기록했다. 전달(2513만2888명) 대비 2.31%(58만1983명) 늘어난 수치다.
5G 가입자가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긴 했지만, 성장속도는 다소 꺾인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5G 가입자 순증 규모가 매월 60만명대는 유지했고, 전월 대비 증가율도 3~4%를 유지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증가율이 간신히 3%를 유지했지만 3월부터는 2%대로 수치가 낮아졌고,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가율은 3월 2.8%, 4월 2.47%, 5월 2.43%, 6월 2.26%, 7월 2.2%를 기록하며 줄곧 우하향했다. 8월에도 2.31%에 그쳤다. 특히 8월은 5G 중간요금제가 출시됐으며, 갤럭시Z4 시리즈도 출시된 달이다.
서울 중구 한 통신사 매장에 홍보 포스터가 게시돼있다. (사진=뉴시스)
10월부터는 아이폰 실적이 반영된다지만, 연내 5G 가입자 3000만명 달성 목표를 위한 트리거로는 부족할 수 있다. 9월부터 넉달동안 430만명의 가입자를 모아야 하는데, 이는 매달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아야 하는 규모다. 이통통신3사가 대대적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서며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했고,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Z4 시리즈로 사전예약 판매에서 100만대에 육박하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5G 가입자 증가율은 크게 늘지 못했다. 이번 아이폰은 비싼 가격이 약점이다. 512GB 기준 아이폰14프로는 200만원이다. 자급제폰과 알뜰폰 요금제 조합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알뜰폰 LTE 가입자만 더 키울 수도 있다. 실제 알뜰폰 LTE 가입자는 올해들어 매달 20만명 이상씩 늘기도 했다. 8월에도 21만6400명 늘어났다.
때문에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신제품이나 요금제를 뛰어넘는 트리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얼리어답터들은 5G에 이미 가입했다고 볼 수 있다. 신제품이나 새로운 요금제가 나온다고 해서 5G 가입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지 않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LTE에 불편을 느끼지 않고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5G로 넘어오도록 해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5G 품질 이슈 등 근본적인 불만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특히 기지국 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인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몰려있는 반면 경북·강원·전남은 기지국 숫자가 해당 지역에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지역별로 편차가 심한 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5G로 전환할 사람들은 바꾼 상황에서 5G 품질에 대한 불만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LTE에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끌 수 있도록 안정적 품질이나 LTE 대비 빠른 속도 등 변화가 있어야 시장의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