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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끌어올린 북한 미사일
입력 : 2022-10-13 오전 6:00: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시작한 이후로 이미 20여 차례가 넘는다고 한다. 북한은 핵 실험과 각종 만행으로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어김없이 북한을 강타했고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서 폐쇄된 북한 경제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로 보인다. 절박한 국면에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택한 길은 미사일 발사 도발과 핵 실험 예고 위협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끌어 올리는 일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는 더욱 위협적이다. 북한의 핵 위협과 핵 도발을 선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우리 안보 능력인 킬체인(핵이나 미사일의 발사 지점을 선제 타격하여 불능화시키는 미사일 방어 체계)을 작동시키지 못하게 하려는 북한의 꼼수 때문이다. 이스칸데르를 비롯한 각종 탄도 미사일을 이동식 열차나 저수지 등 도무지 포착할 수 없는 곳에서 발사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섬뜩하다.
 
이 와중에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외교와 유엔총회연설 참석 그리고 캐나다 방문 등 해외 순방 논란이 있었고 특히 뉴욕에서 발생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은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 추가 징계를 받으면서 당내 혼란상은 계속 이어졌다. 여기에 국정감사는 거의 아수라장 상태로 대통령의 국정과제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모습까지 연출되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태에 대해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답변 요구를 하면서 여야 간 정쟁은 점입가경으로 더 치열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무례한 일'이라고 불쾌한 반응을 감추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감사원 조사에 성역은 없다며 맞받아쳤다.
 
각종 악재로 낮은 지지율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윤 대통령에게 북한 미사일 발사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작동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4~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2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9%로 직전조사보다 5%포인트 더 올랐다. 부정평가는 2%포인트 내려와서 63%로 나타났다.
 
악재가 많은 와중에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 올라갔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바로 안보다. 치열한 진영 간 대결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윤 대통령의 안보 핵심 지지층이 뭉치면서 지지율이 올라간 결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안보 핵심 지지층이 '대륙주(대구·경북 60대 주부층)'인데 직전 조사보다 모두 지지율이 올라갔다. 먼저 대구·경북에서 지난 9월 27~29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지지율은 35%였는데 10월 4~6일 조사에서는 44%로 거의 10%포인트 가량 더 올라갔다. 60대와 주부층 역시 직전 조사보다 윤 대통령의 긍정 지지율이 더 올라갔다. 북한 미사일 발사 도발 속에서 윤 대통령의 안보 핵심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국면 전환이 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북한 미사일로 인한 동해상에서의 한미일 연합 작전 훈련에 대해 '친일 국방'이라고 윤 정부의 외교 정책에 비난을 퍼부었다.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와 연합 훈련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독도로부터 185km 떨어진 공해상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여지를 주는 것이라는 취지다. 한미 동맹이면 충분하지 왜 일본과 협력이 필요하느냐는 지적이다.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면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하나로 묶이면서 한반도 평화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일반 국민들 다수는 과연 어떤 판단일까. 대통령의 지지율이 북한 미사일을 원인으로 해서 올라가는 동안 민주당의 지지율은 4%포인트 내려왔다. 이재명 대표의 말발이 광범위하게 먹히지 않는 결과다.
 
안보에 여야가 따로 없다. 국민의 생명을 가장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최선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에 러시와와 우크라이나도 밀월 관계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푸틴이라는 지도자의 무모한 결정과 러시아 국민들이 자국 이익 앞에 침묵하는 사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생명과 인권은 유린되고 있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 실험 공포에 우왕좌왕하는 우리 정치권의 현 주소가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국민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던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북한 미사일이 끌어 올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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