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유·초·중등교육계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 예산을 대학에 지원하는 내용의 정부 개편 방안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출범식과 함께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공대위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총 122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열악한 유·초·중등교육 환경의 질적 전환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며 "재정당국이 '유·초·중등 학생 수가 줄어들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논리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떼어내 대학·평생교육에 지원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학교·학급 수가 증가한 최근 통계 자료 결과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겪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동안 유·초·중등교육에만 사용됐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대학도 쓸 수 있도록 하는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내국세 가운데 일정 비율로 지급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액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으니 고등·평생교육에 일부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가 신설되면 교육세 중 '유아교육 지원 특별회계'에 포함되지 않는 3조6000억원(올해 기준)이 고등교육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초·중등교육계는 이러한 정부의 기조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대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방과 후 교육비·체험학습비 등 학부모 부담 경비를 없앤 완전한 의무교육 실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기초학력 전담 교사 배치와 전문적인 심리·정서 회복 상담 지원 △정보교사 충원 등 미래 교육 준비를 위한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노후 건물 신축·내진 설계·석면 제거 등 학교 시설 개선 △과대학교·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원 충원 등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제 겨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맴돌고 있는 유·초·중등교육 예산을 떼어내 고등교육에 지원한다면 임시적인 방편일 수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고등교육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기부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보통교부금의 60% 정도는 인건비, 20%가량은 학교전출금으로 약 80%가 고정 비용"이라면서 "학교 시설 개선과 학생들의 미래 교육을 위한 디지털 전환 등의 투자에 약 18조5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계된다. 만약 지금처럼 매년 3조6000억원씩 빠져나간다면 예정된 미래 투자에 심각한 결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각 시·도교육청이 사용할 곳도 없으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예산을 쌓아둔다'는 비판에 대해 "기금관리기본법에 의해 지난 2020년 교육안정화기금이 만들어진 후 지난해와 올해 세수 증가분이 생겨 충남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1조원 정도가 적립됐다"며 "그동안은 예산이 쌓이지 않았다. 해당 비판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대위는 앞으로 전국 범국민 서명운동과 함께 국회·정부·정당 방문, 집회·시위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출범식 및 범국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이들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일부를 고등교육에 지원하려는 정부 개편 방안을 두고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