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를 놓고 여야 ‘핑퐁게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법조계는 국회가 아닌 대통령실 주도로 재가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특별감찰관의 감찰 기능과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기능이 상호보완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법안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별감찰법 19조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은 범죄혐의가 명백한 경우 이를 검찰총장에게 고발 및 수사의뢰를 해야 한다. 검찰총장에게만 고발·수사의뢰가 가능하며 공수처장, 경찰청장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최영승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은 “공수처 출범 전 특별감찰관법이 만들어지고(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시행됐는데, 특감 감찰 대상은 공수처 수사범위에 포함된다”며 “검찰총장이 아니라 공수처장에게 고발 및 수사의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감이 검찰총장뿐 아니라 공수처장 등에게도 고발·수사의뢰를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최 위원은 2019년 1월 청와대 5급 행정관이 휴일에 육군 참모총장을 사적 장소로 불러내 군 인사를 논의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던 일을 언급하며 특별감찰관 감찰 범위도 더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자는 대부분 수석비서관 이하의 행정관들인데 특감 감찰 대상이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으로 국한된 것은 너무 협소하다고 본다”며 “그 범위(특감의 대통령실 감찰대상)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이후 그 기능을 일정 부분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방안으로 평가받는 특별감찰관 재가동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검사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이번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을 없애서 지금 대통령 친인척 관리 부분은 사각지대에 빠져 있는 상태”라며 “여야가 (특감 임명 문제를) 너무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주변 견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리”라며 “빠른 시일 내 임명해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특별감찰관이 민정수석실을 대체한다고 볼 순 없다”며 “특감은 말 그대로 대통령실 내부를 감찰하는 곳으로, 대통령 비서실과 연계·협력함으로써 대통령을 보좌하는 민정수석실과 달리 (대통령과 그 주변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대통령실을 서포트 하는게 아니라 대통령과 그 측근들을 견제 통제하는 게 특감의 역할이므로 민정수석실을 특별감찰관이 대체한다는 것은 잘못된 얘기”라며 “완전히 방향이 다르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통제를 위해 특감 임명부터 하고, 단계적으로 부족한 부분 등을 보완해나가는 게 좋다”며 특감 추진에는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특별감찰관제 도입은) 여야 입장에서 장단점이 있다”며 “여당 입장에선 (특감 부활이) 윤석열 정부 공적이 될 수 있겠지만 야당에 공격 꺼리를 제공할 수 있는 면이 있고, 야당 입장에선 문재인 정부 때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당함이 없다. 그럼에도 어느 쪽이든 적극적으로 특별감찰관 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박수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