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이후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과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에서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압둘리자즈 장관은 "사우디가 더 어른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라며 "'사우디가 미국 편이냐, 아니냐'는 질문을 계속 듣는데 '우리는 사우디와 자국민들 편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비축유의 목적은 공급 부족을 완화하기 위함인데 시장을 왜곡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을 사우디가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플러스가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를 결과적으로 돕는 감산 결정을 하자 전략비축유 물량을 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단언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차후 사우디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전략적으로 사고할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의회 양당, 파트너 및 동맹, 그리고 사우디와 시간을 갖고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압둘라지즈 장관이 지난 21일 중국 장젠화 국가에너지국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했다. 또한 양측은 당시 회담에서 사우디 소재 중국 제조업체들을 위한 '지역 허브' 구축을 통해 에너지 공급망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아울러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아래 협력과 공동 투자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CMP는 "해당 회담으로 사우디가 미국과의 관계 재조정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라며 "일부 소식통들은 중국과의 이번 에너지 회담을 통해 사우디에도 다른 파트너가 있음을 미국에 알릴 목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