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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만가구 공급 요원…"수치보다 계획 구체화해야"
금리 인상, 원자잿값 상승 등에 목표 달성 불투명
입력 : 2022-10-2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윤석열 정부가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기 내 270만가구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목표 달성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원자잿값 상승, 거래 시장 냉각 등 악재가 맞물리며 부동산 업계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정부 공급 계획의 축이라 할 수 있는 민간 건설 업계의 공급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리하게 실적을 채우기보다는, 정성적 측면에서 확실한 재원 방안을 마련하고 적재적소에 공급에 나서는 방향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전국에 공급될 계획 물량은 인허가 기준으로 총 270만가구다. 연평균 물량으로 환산하면 54만가구다. 지역별로 서울 50만가구를 비롯한 수도권에 총 158만가구, 지방 광역·특별자치시에 112만가구가 공급된다.
 
사업유형별로는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에는 지난 5년(41만가구)보다 약 11만가구 늘어난 52만가구,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는 기존보다 24만가구 증가한 88만가구가 공급된다. 도시개발, 지구단위계획구역, 기타 일반주택 사업 등 민간 자체 추진 사업으로도 130만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부가 270만가구 공급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8월 당시에도 공급이 예정대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었다. 최소 내년까지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다, 시공사나 시행사의 자금 조달 문제, 정비사업지의 사업 지연 등 공급 순감 요인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국토부의 2005~2021년 연평균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물량을 분석한 결과, 인허가에서 착공 단계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약 15% 수준의 물량이 유실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준공 과정에 도달하는 과정에서는 3%포인트가 추가로 이탈하며 원 계획 대비 약 18% 정도 감소했다.
 
산술적으로 이를 윤 정부의 270만가구 인허가 물량으로 빗댈 경우 착공 단계에서 약 40만가구, 모두 지어진 단계에서는 약 48만가구가 증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270만가구가 인허가 기준이기 때문에 이번 계획은 명확한 공급 가이드라인이라기보다는, 문재인 정부 방식과 다르게 공급 의지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결국 270만가구 공급은 민간 주도가 핵심인데 추가적으로 PF 신규대출이 막히고 원자잿값도 올라 민간의 역할 분담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70만가구 공급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달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문 기관에 의뢰해 1032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정책 관련 여론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임기 내 부동산 27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이 71.8%에 달했다. 반면 '가능할 것'이라는 응답은 21.9%에 그쳤다.
 
허 의원은 "성별, 연령, 지역, 주택 유형 등 모든 구간에서 60% 이상의 응답자가 이번 정부의 임기 내 270만호 주택 공급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며 "집값 하향 안정화를 기조로 원도심과 신도심 등 지역 현장 상황에 맞는 부동산 공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차질 없는 270만가구의 공급 계획 실현을 위해서는 결국 재원 마련이 핵심이다. 하지만 유동성 악화 심화로, 목표 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270만가구라는 목표치도 중요하겠지만, 공급 지역, 추진 시점, 물량 확정 등을 구체화하는 것이 주거 안정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공급의 수치에 집중하기보다 질을 높이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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