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다음달부터 서울시의 개인택시 부제(강제 휴무제)가 일괄 해제된다. 또 법인택시 기사의 차고지 외 근무교대가 허용되고 심야 택시 호출료도 인상한다.
국토교통부는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에 대한 후속 조치로 행정규칙 개정안을 행정예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등을 입법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개정안을 보면 정부는 지난 1973년 석유파동으로 시작된 '택시부제'를 해제한다. 이는 기사의 휴무를 강제하고 전체 택시의 약 98%를 차지하는 중형택시에 차별적으로 적용돼 택시 공급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국토부는 서울시 등 택시 승차난 발생 지역은 부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으며 행정규칙 개정안이 공포되는 내달 22일부터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춘천시의 경우 올 4월부터 택시부제를 전면해제하면서 심야 택시 운행이 약 30%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대형승합과 고급택시 전환 요건을 폐지하고 친환경 고급택시 기준도 완화한다. 택시시장은 중형택시가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대형승합 및 고급택시는 전체 택시의 1%밖에 되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아 소비자 선택권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형 개인택시가 대형승합·고급택시로 전환 시 필요한 5년 무사고 요건을 폐지하는 등 지자체 신고를 통해 대형승합·고급택시 전환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급택시로 사용될 수 있는 친환경 자동차의 출력 기준을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으로 하향해 친환경 택시 보급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법인택시 차고지 외 밤셈주차도 허용한다. 현재 법인택시 기사는 심야운행 종료 후 차고지인 법인택시 회사로 복귀해야 한다. 이로 인해 차고지에서 밤샘주차(오전 12시~4시) 및 근무교대가 이루어지는 등 택시 운행효율이 저하되고 기사의 출퇴근 불편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사들은 차고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승객을 골라 태우는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법인택시 기사가 동일한 차량을 이틀 이상 운행하고 별도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경우 기사의 거주지 주변 등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의 밤샘주차를 허용한다. 또 근무교대 전에 실시하는 택시기사 음주 확인을 차고지가 아닌 곳에서도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심야 탄력 호출료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심야 탄력 호출료 인상은 지난 28일 반반택시를 시작으로 다음 달 1일 타다·티머니, 3일 카카오 플랫폼에 각각 적용될 예정이다.
가맹택시의 택시 표시등의 설치의무도 제외된다. 택시표시등은 과거 길에서 손님을 태우는 배회영업을 전제로 마련된 중형택시의 외관규제였다. 현재는 플랫폼 기반의 중형택시는 사전예약제, 사전 확정요금제 등이 가능해 택시임을 나타내는 택시표시등이 불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현재 대형승합·고급택시에만 적용 중인 택시표시등 설치의무 예외규정을 플랫폼 가맹택시까지 확대해 중형택시 서비스의 차별화-고급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수상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내달부터는 심야 탄력 호출료, 개인택시 심야 운행조, 부제해제 등 가시적인 대책을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동시에 하위법령 개정안도 신속하게 추진해 택시공급을 가로막던 불합리한 규제를 개혁하고 택시난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조속히 해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심야 택시난 해소 대책으로 추진키로 한 '택시부제 해제'가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