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학교 안전교육 지침에 이태원 참사와 같은 실외 인파 밀집 장소에서의 사고 대처 요령 내용을 보강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10월31일)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 전면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집필진에게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교육 자료 보강을 요청했다. 교육부 관계자와 집필진 팀장 6명 등은 오는 2일 온라인 회의를 가지고 해당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 안전교육이 통일된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각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지침이다.
지난 2015년 처음으로 학교에 배포됐으며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 예방·신변 보호 △약물·사이버 중독 예방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등 7개 영역으로 구성돼있다.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부분 개정이 이뤄졌고, 올해는 지난 3월부터 전면 개정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매 학년마다 최소 51차시의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따라 33차시로 한시 축소됐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좁은 길에 많은 사람이 몰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 이러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생활안전' 영역 가운데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수칙'에서 관련 내용을 가르치고 있긴 하다.
특히 중학교 과정에 공연장 등 다중밀집시설 이용 안전 수칙이 포함돼 있어 지난 2005년 경북 상주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콘서트에 5000여 명이 입장하던 중 앞쪽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11명이 숨지고 110명이 다쳤던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주최자가 있는 실내 행사에 한정돼있다. '공연 전·후 집단 이동 시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고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행동해야 한다'와 같은 내용이라 이번 이태원 참사처럼 주최 측 없이 불특정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새로 개정되는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는 실내뿐만 아니라 실외 군중 밀집 지역에서의 안전교육 등의 내용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집필진인 오준영 전북 부남초·중학교 교사는 "개인적으로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사람들이 압사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지만 사고가 일어났는데 계속 술자리를 즐기거나 뒤에서 미는 등의 행위를 한 게 충격적이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미디어 교육 역시 필요하다. 최근 SNS에 사고 현장 사진이나 영상이 너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개정되는 표준안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 내용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또 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목적인 만큼 사고 외 다른 부분까지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표준안 개정 작업을 서두르기보다는 충분히 논의하고 전문가 검토까지 거쳐서 더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내용이 담긴 자료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현재 개정 작업 중인 ‘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에 이태원 참사와 같은 실외 인파 밀집 장소에서의 사고 대처 요령 내용을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일 서울 용산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달고 압사 사고 관련 안전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