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현장과 인접한 장소에 있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용산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용산구 이태원동 퀴논길 인근에 거주 중이다. 퀴논길은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역 1번 출구의 맞은 편 4번 출구 대로변 뒷편에 자리잡았다. 박 구청장 자택에서 참사 현장에서 직선으로 약 120m, 도보로 5분 남짓이다.
특히, 참사 당일은 용산구의회에서 결의한 긴급대책 추진기간 중 가장 인파가 많이 몰리는 날로, 이날 박 구청장은 지방 일정으로 관외에 있다가 오후 8시20분쯤 복귀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퀴논길을 8시20분쯤과 9시30분을 전후해 두 차례 지나갔으나, 인파가 평상 시 주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하지만, 박 구청장이 퀴논길을 지나간 당시 이태원역 일대엔 평소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당일 오후 10시 이태원관광특구에는 5만7340명이 모여 ‘매우 붐빔’ 수준이었다.
실제 이날 참사를 예고하는 112 신고가 이미 오후 6시쯤부터 11건이나 접수됐다. 특히, 박 구청장이 퀴논길을 지나갈 당시엔 바로 길 건너편에서 연이어 신고가 접수될 시점이었다.
이후 박 구청장은 주민 제보로 참사 발생을 오후 10시51분에 듣고 현장으로 향했다. 10시59분에 도착한 박 구청장은 현장에서 긴급구조활동 보조 및 현장통제와 긴급의료지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퀴논길 인근에 거주하는 것은 맞지만 주말이라 구체적인 일정까지 알긴 어렵다”며 “애도기간이 끝나고 따로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