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프랑스 하원에서 연설하는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프랑스 하원에서 극우 성향의 의원이 동료 의원을 향해 "아프리카로 돌아가라"고 외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3일(현지시간) 카를로스 마르탱 빌롱고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원이 이날 하원에서 정부를 상대로 질문을 이어갔다. 당시 빌롱고 의원이 지중해 이주민 구조에 대한 주장을 이어가던 중, 누군가 "그들은(또는 그는) 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회의를 즉각 중단한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은,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 소속 그레구아르 드 푸르나 의원을 해당 발언의 당사자로 특정했다.
그러나 드 푸르나 의원이 정확히 누구를 지칭한 발언이었는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프랑스어에서 삼인칭 단수(il)와 삼인칭 복수(ils)의 발음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드 푸르나 의원이 누구를 칭했든,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다른 의원들은 전했다.
이에 여당인 르네상스는 드 푸르나 의원의 처분이 확정되기 전까진 어떤 회의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또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도 "우리의 민주주의에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라며 하원에 징계를 요구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 역시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드 푸르나 의원을 하원에서 내보내라고 촉구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드 푸르나 의원은 LFI가 자신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BFM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한 불법 이주를 멈춰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결코 빌롱고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빌롱고 의원의 부모는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