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마음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답하며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박 구청장은 7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현재 심경을 묻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애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현장에 도착해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드릴까 염려해 언론의 질문에 답변도 드리지 못했다. 죄인의 심정”이라며 “구청장으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진상 규명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박 구청장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구청장의 무한한 책임 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 의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이냐”고 재차 묻자, 박 구청장은 “큰 희생이 난 것에 대한 마음의 책임”이라고 답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박 구청장이 얘기한 ‘마음의 책임’에 반박하며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용 의원은 “마음 속으로 책임진다고 하면 책임을 지는거냐”며 “진심어린 사과와 자료·정보를 공개하고 왜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지 밝히고 더 나아가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져야 할 책임이 있으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진상조사에 잘 임하겠다”며 “저는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죄인같은 심정”이라고만 얘기했다.
용 의원은 박 구청장의 당일 행적에 대해 거짓 해명을 지적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29일 의령에 지역축제 초청공문을 받아 다녀왔다”고 답했으나, 용 의원은 “28일 열린 지역축제에 영상축사를 보내고 29일은 집안일로 다녀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구청장은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 적 없고 미리 약속을 잡아 군수와 면담하고 왔다”고 정정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 27일 핼러윈 대책회의 대신 지역주민 야유회와 바자회에 참석했다는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야유회는 아침, 바자회는 점심(행사)이기 때문에 다른 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 아니다”라며 “부구청장이 관례대로 (자신이) 주재하겠다고 해서 작년에도 했으니 그렇게 하겠다고 해 동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