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번 주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3년 만에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하는 자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는 15일~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17일 한국을 방문해 1박2일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신이 주도하는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NEOM) 시티'와 관련 국내 기업들과 투자처 발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사업비 5000억달러(약 672조원) 규모의 네옴 시티 사업은 홍해와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로 건설하는 저탄소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물산(028260)과
현대건설(000720)이 네옴 시티 현장에서 '더 라인'의 마운틴 터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만나 5G 통신,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9년 6월26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이태원 승지원에서 이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당시 만남을 주도한 이 회장은 그해 9월19일 사우디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다시 만나 사우디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빈 살만 왕세자가 이번 방한에서 정의선 회장과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자쥴주행 등 분야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사우디의 국영 에너지·화학 기업 아람코(Aramco),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과학기술 대학(KAUST)과 협약을 맺은 후 초희박 연소 엔진과 친환경 합성연료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과 회동한다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빈 살만 왕세자와 최 회장은 2019년 승지원에서 만난 자리에서 석유화학, 청정에너지, 환경, 배터리 기술 등에 대한 협력과 투자 방안을 놓고 면담했다.
한편 사우디 리야드는 부산과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경쟁하고 있어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기간 관련 내용을 언급할 수도 있다.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은 부산,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참여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이 지난 2020년 11월22일 G20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