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해상 운임 관련 기사에서 빠지지 않는 자료가 있습니다. 바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입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15개 항로 운임 지수입니다. 한국과 일본, 지중해, 유럽, 미국 동·서안, 중동, 동남아 등이 포함됩니다. 지난 2005년 12월 상하이 거래소(SSE)가 발표를 시작했고 지금은 2009년 10월 수치 1000을 기준으로 봅니다. 발표일은 매주 금요일입니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SCF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었다가 올해 들어 끝 모를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SCFI는 지난 2019년 811에서 2020년 1265로 오른 뒤 2021년 3792로 폭등했습니다. 이후 2022년 1월 5110으로 정점을 찍고 내려가 지난 11일 1443.29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SCFI는 상해발 운임지수여서 한국-중국, 한국-일본, 한국-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항로 운임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단기 운임 하락 장기화에 대한 업계 분석을 물을 때마다 관계자들은 SCFI 정확성을 거론하며 난감해하곤 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컨테이너 운임 기준으로 하는 신규 운임지수 ‘한국형 컨테이너 운임지수(KCCI)‘를 만들어 11월7일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KCCI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매주 월요일 웹사이트에 발표합니다.
하나의 지표를 만들려면 반영할 정보를 제대로 골라야 합니다. 이 지수는 아시아와 북미, 유럽 포함 총 13개로 구성된 노선의 종합지수로 만듭니다.한-일, 한-중 항로 등 연근해 항로 운임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해양수산부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에 등록된 선사들이 공표한 운임과 전문물류기업이 제공하는 운임정보를 활용합니다.
여기서 전문 물류기업은 람세스물류, 삼성SDS, CJ대한통운, LX판토스, 유니코로지스틱스, 유로라인글로벌, 은산해운항공, 태웅로직스, 팍트라인터내셔널, 현대글로비스 등 총 10곳입니다.
해진공은 선사 등록운임 25%, 10개 물류사 패널리스트 제공 운임 75%로 KCCI를 산정합니다. 항로별로는 연근해 3개국에서 중국 15%, 일본 10%, 동남아 10%를 반영합니다.
중장거리의 경우 중동·오세아니아, 중남미 동·서안에 각각 5%, 남·서아프리카에 각각 2.5% 비중을 둡니다.
원양은 북미 서안에 15%, 북미 동안에 10%, 북유럽 10%, 지중해에 5%를 반영합니다.
KCCI와 SCFI의 차이점. (자료=해양수산부)
정부는 KCCI로 국적선사와 수출입 기업 운임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운송 계약 체결에 도움될 수 있고, 향후 축적될 운임 정보로 선대 운용 계획 수립 등 국적선사 장기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침 오늘(14일)은 KCCI가 두 번째로 발표된 날입니다. 전 주와 비교 가능해졌다는 뜻입니다. 지난 7일 KCCI는 2892이고 14일은 2706을 기록해 186 하락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SCFI를 비교하면 그간 한국 운임과의 괴리를 가늠해 볼 수 있을까요? 우선 SCFI는 4일 1579.21에서 11일 1443.29로 떨어졌습니다. KCCI와 1000 이상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이 차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항로별 세부 운임을 비교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SCFI가 2009년 10월 수치 1000을 기준으로 잡은 반면, KCCI는 각 항로별로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운임이 몇 달러인지 가중평균을 내 산출합니다.
SCFI를 자세히 보려면 돈을 내야 하는데, 유료로 항로별 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KCCI에 반영된 항로와 직접 비교해야 실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SCFI와 KCCI 모두 항로별 운임이 몇 달러인지 나오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다”면서도 “SCFI는 2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뽑는 항로도 있고 40피트 기준으로 보는 항로도 있는 반면, KCCI는 전부 40피트 기준으로 뽑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변화율로는 당연히 일대일 비교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SCFI와 KCCI를 나란히 놓고 해운 시장 운임 정보를 면밀히 살필 계획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