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고위험군에게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적극 권고된다. 다만 실제 의료현장에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처방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 코로나19에 감염 시 중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신속한 치료제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2883명, 누적 확진자는 2629만877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위험군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하면서도 적극적인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을 권고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가 있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같은 항바이러스 약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초기에 복용해야 한다.
라게브리오 모습. (사진=AP/뉴시스)
지난달 세계적 의학 전문지 란셋에는 라게브리오도 팍스로비드에 비해 효과가 좋다는 내용의 논문이 등재됐다. 해당 논문은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다. 그동안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보다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해당 논문의 등재로 팍스로비드 처방에 제한받던 고위험군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어떤 경우라도 고위험군은 조기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처방돼야 한다"며 "란셋에 등재된 홍콩 데이터는 조기 처방에 따른 효과가 잘 담긴 데이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우리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팍스로비드가 금기 사항이 될 때 라게브리오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라게브리오를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논문에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에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를 처방하는 부문에 대한 자료들이 국내에 없고, 의료진에게 홍보 자체가 잘 안돼 있는 상황"이라며 "최신형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도 "심장이나 간이 나쁜 분들이 라게브리오를 처방받는다"며 "특히 국내의 당뇨 환자들의 대부분이 콩팥 기능이 저하돼 라게브리오를 복용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라게브리오를 적극적으로 처방하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천 교수는 "의료진이 약을 처방한 후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발현할 때 처방하는 의사가 책임을 다진다"며 "해당 약은 먹는 약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구토를 하거나 본인에게 맞지 않으면 복용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의료진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에 감염 시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해야 하는데, 몇몇 의료진의 소극적인 처방으로 인해 현재 확진자 및 중증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외에 응급실에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이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 지침에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외래 진료받는 환자거나 병동에 입원한 환자에게만 처방하게 돼 있다.
천 교수는 "응급실에 간 환자들은 최소한 증상이 심해서 간 경우인데 응급실에서 처방이 안 되니까 중증으로 발전한다"며 "이런 정책은 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