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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못내는 '자동차표준직무개발'…직무개발 예산·인력난에 '허우적'
자동차연, 고용부에 표준직무개발 2023년까지 완료 의견
입력 : 2022-11-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자동차 산업의 미래차 전환에 따른 고용충격에 대비할 '자동차 표준직무개발'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표준직무개발은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넘어가면서 노동자들의 재교육을 위해 필요성이 시급한 기초자료다.
 
하지만 표준직무개발 완성 시기가 늦어지고 있어 빠른 산업 전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만 수천 개에 달하고 있어 표준화를 위한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16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미래차 산업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직무개발 완성 시기를 당초 내부 목표보다 1년 늦춰 내년 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의견을 고용노동부 측에 전달했다.
 
자동차 표준직무개발은 최근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 성장에 따라 내연기관차 수요 감소로 대규모 실직 가능성에 따른 대응방안 중 하나다. 표준직무는 대학이나 각종 직업훈련 기관이 인력을 양성할 때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전환의 기초자료인 셈이다.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규정해 이에 따른 교육 과정 개발이나 자격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미래차 업종 전환으로 고용위기를 맞고 있는 수십만의 노동자의 고용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현재 완성차 업계 현황을 보면, 완성차 7개 기업의 종사자만 12만6000명, 부품 등을 생산하는 협력사 고용인원은 22만명에 달한다. 엔진·변속기 등 부품 수요 감소로 부품기업 4815곳, 노동자 10만8000명, 엔진오일·필터 등 소모품 관련 정비업계 3만6247곳, 고용인원 9만6000명 등은 고용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자동차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정비·판매 종사자 28만명, 주유·금융 종사자 26만명까지 고려하면 고용충격 규모는 더 늘어날 수있다.
 
전기차의 경우 필요 부품수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현격히 적다. 필요 부품이 2만5000개에서 3만개에 달하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는 1만5000개의 부품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동차 부품시장의 고용 시장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미래차 분야의 인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차 산업 기술 인력은 2018년 5만533명에서 2028년 8만9069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미래 신주력 산업 인력수급 상황 체감조사 결과'를 보면 미래차 분야 인력부족 체감도는 95.4%에 달했다. 적정수준이라는 응답은 4.7%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21년 7월 자동차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를 출범시킨 정부는 "자동차산업의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미래차 산업 직무능력 표준화 등을 토대로 현장 중심의 맞춤형 인력양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새로운 표준직무를 개발하기 위한 첫 단계부터 더뎌지고 있는 격이다. 400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현장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산업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표준직무를 만드는 작업을 수행해야 하나 관련 일을 담당하는 인력은 자동차연구원 측 연구원 2명에 불과하다. 관련 예산도 올해 1억원 남짓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표준화하려면 전수조사가 필요해서 하나하나 다 만나서 의견도 들어보고 표준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자동차 부품업체만 수천개에 달해 현실적으로 다 만날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산업계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검증을 받은 업체를 컨텍해야 하는데 말그대로 시간적·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준직무 개발 목표를 1년 더 연장한다고 완벽하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부에서는) 자동차 ISC 직무표준화 사업의 완료를 2023년으로 잡고있다"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 예산과 관련해서는 "내년 예산에 반영돼 있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얼마로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16일 <뉴스토마토>의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미래차 산업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표준직무개발 완성 시기를 당초 내부 목표보다 1년 늦추는 등 내년 말까지 완료하겠다는 의견을 고용노동부 측에 전달했다. 사진은 출고를 기다리는 완성차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용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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