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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초짜 청년농이 최상급 딸기를…"스마트팜으로 생산성 400% 올려"
미래 농업 청년농 인큐베이터,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가다
입력 : 2022-11-21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상주에 위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 내 1800평 규모의 딸기농장에는 상품성이 우수한 딸기 생산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 초겨울 바깥 날씨와 달리 유리온실 내는 외투를 벗어야 할 정도로 높은 온도와 습도, 산성도(pH) 등의 조건이 항시 유지되고 있어 최고 당도의 '최상품' 딸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농사 경험이 없는 새내기 청년농들이 스마트팜을 통해 얻는 실제 생산성은 400%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사업비 총 1548억원을 투입한 43ha(13만평) 규모의 농장이 조성돼 있다. 전북 김제(21ha), 경남 밀양(22ha), 전남 고흥(33ha) 등 다른 혁신밸리와 견줘도 가장 큰 규모다. 청년창업 보육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단지, 빅데이터 센터 등의 핵심시설과 더불어 청년농촌 보금자리, 혁신밸리 문화거리, 기존농업인 임대형팜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청년창업 보육센터의 규모는 2.27ha(6800평)다. 매년 농사를 배우기 위해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52명이 들어온다. 올해 입학한 청년들은 2.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다. 이 중 농업관련 전공생은 1~2명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농업과 관련한 지식은 물론이고, 농사일 해본적도 없는 새내기 농사꾼들이다.
 
20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 43ha(13만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사진은 딸기를 살피고 있는 교육생 모습.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청년들은 2인 1조, 또는 3인 1조를 이뤄 딸기 뿐 아니라 토마토, 오이, 메론 농사를 짓는다. 토마토는 딸기와 마찬가지로 1800평, 오이와 메론은 각가 900평 규모다. 2개월의 입문과정과 6개월의 교육실습, 그리고 12개월의 실습까지 총 20개월 동안 혁신밸리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농사를 짓는다. 현재 4기 교육생들이 스마트팜 재배에 직접 참여를 하고 있고 5기 교육생들은 전국에 흩어져 교육실습을 받고 있다. 
 
예비 청년농들은 이 과정에서 경험을 쌓고 향후 창농을 위한 자금도 모은다. 교육생 중에서는 세 자매가 함께 들어온 경우도 있다. 함께 스마트팜 기술을 배우고 농사 자금도 함께 쌓아가는 셈이다.
 
교육생 한 명당 소득은 연간 2000~3000만원 수준이다. 절대 금액으로 따지면 적은 편이지만 한 사람당 규모가 100평 남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큰 큼액이다. 3년간 일하면서 생산성을 올리면 1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벌 수 있는 셈이다.
 
보육학교의 생산성은 객관적으로 따져도 일반 농가에 비해 높다. 일반적인 스마트팜의 생산성이 132%인데 비해 상주 스마트팜의 생산성은 170%에 달한다. 
 
하지만 청년농들의 실제 생산성을 400%다. 정종도 상주시 스마트밸리운영과 청년보육팀 소속 직원은 "농사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청년들이지만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고 해를 거듭할 수록 생산성은 더욱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토마토로 따지면 일반적인 노지에서는 토마토 줄기가 15m까지 자라면 수확을 중단하지만, 온실 속 토마토는 30m가 될 때까지 계속 수확할 수 있다. 
 
수확된 과일과 채소는 공판장에서 최고등급, 최고가격에 팔린다. 온도, 습도 등이 최적화돼 있어 그만큼 열매가 잘 맺히기 때문이다. 청년농들의 경험이 쌓일수록 생산성은 더 오른다.
 
혁신밸리 내에 자리한 빅데이터센터는 작물의 식재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생육환경을 데이터로 만든다. 이를 빅데이터화해서 스마트팜코리아에 무료로 공개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팜을 시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 43ha(13만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사진은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빅데이터센터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청년 보육센터를 졸업한 총 세 기수 중 대다수는 혁신밸리 내에 조성된 임대형 스마트팜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다만 이후 실제 자기 부담을 져서 스마트팜을 경영을 준비하는 인원은 한 기수당 1~2명에 불과하다. 이건희 상주시 스마트밸리운영과장은 "스마트팜 운영을 위한 전문 기술을 익혔지만 경력단절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통상 1000평 규모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5억원 가량의 시설 자금이 필요한데 이것이 20~30 청년농들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2억원에서 2억5000만원 정도의 수익이 가능한데, 농사를 약 5~6년 가량 짓고 나면 투입비용을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진행 중인 융자사업의 경우 담보가 필요해 청년의 입장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초기 비용을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상주 혁신밸리 측에서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수료생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 창농 융자사업을 제안한 상황이다.
 
이건희 과장은 "우리나라 농업인 중에서 스마트팜을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혁신밸리 외에는 없다"며 "일반인들이 스마트팜을 접할 기회가 없으니까 교육생들이 스마트팜 확산을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경상북도와 농식품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농들을 육성해 네덜란드와 같은 농업 선진국가로 도약하는 꿈을 갖고 있다. 인구가 1700만명에 불과한 네덜란드는 기술 발전을 거듭해 스마트팜의 선진국이라고 평가받는다. 농업인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6만달러로, 국민 평균 금액 5만 달러를 상회한다. 이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를 달리는 농업강국 자리를 지키는 비결이다.
 
이건희 과장은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한 기술은 네덜란드·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약 77%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우리나라의 경쟁력 높은 ICT를 바탕으로 세계와 경쟁하는 K-디지털 농업이 스마트팜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뉴스토마토>가 방문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 43ha(13만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모습. (사진=농림축산식품부 공동취재단)
 
상주(경북)=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용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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