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진행된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의 코로나 19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식. 왼쪽부터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제약 대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사진=일동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일동제약(249420)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가운데, 국내 승인을 위한 조건으로 세 가지가 지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3일 먹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공동 개발한 약물이다. 화이자 '팍스로비드', MSD(머크) '라게브리오'처럼 코로나19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난 직후 복용해 체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유행 등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식 허가가 나오기 전 의약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본은 지난 5월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조코바는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첫 코로나19 치료제다.
조코바가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려면 넘어야 하는 세 가지 관문이 있다.
한국에선 중앙행정기관장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이 있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심사에 들어선다. 지금까지의 긴급사용승인 사례를 보면 질병관리청장이 요청했다. 결국 질병관리청 문턱을 먼저 넘어야 국내 긴급사용승인 논의도 시작되는 셈이다.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두 번째 조건은 복용 조건 구체화다.
조코바에 앞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의 경우 함께 먹을 수 없는 약이 22개에서 최근 28개로 확대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23일 공개한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발표 자료를 보면 조코바는 30여개 의약품과 함께 복용할 수 없다. 복용 시 병용을 주의해야 하는 약물은 금기 약물의 배 이상이다.
마지막 조건은 중증과 사망을 막는 효과다.
지금까지 공개된 임상 데이터를 보면 2·3상에서 매일 1회 1정의 조코바를 5일간 복용했을 때 오미크론 감염 증상 5개의 경감 시간이 24시간 빨라졌다. 대신 중증화율이나 사망률, 입원율 감소 효과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단, 이 경우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와 달리 비교적 독성이 약한 오미크론 유행 시기에 조코바 임상이 진행돼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다.
일동제약은 당국의 판단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국내 긴급사용승인에 필요한 준비 등 제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의견은 갈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는 델타처럼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임상을 치른 반면 조코바 임상은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서 진행됐다"며 "또 비만인 사람이나 흡연자처럼 고위험군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에서 임상을 진행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오미크론 하위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이라 경증 환자가 많은데 나중에는 중증으로 갈 수도 있다"며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이후) 대상자를 중증으로 넓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렘데시비르'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선 조코바를 급하게 들여와야 한다고 보지 않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증을 막는 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아직 없어 긴급사용승인이 급하게 필요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