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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반가운 이유
입력 : 2022-11-30 오후 2:47:18
온화했던 날씨도 수능시험날에는 추워지기 마련이었는데 올해는 이 법칙이 소용없었습니다.
 
11월 말이 되도록 날씨가 추워지기는커녕 오후에는 햇살이 따사롭다는 느낌마저 들었었는데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기후변화가 정말 진행되고 있나 보다'라는 경각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춥지 않은 겨울은 소비생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니, 흥미로운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조사 내용을 보면 온난한 날씨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해외여행 상품, 프로야구 티켓 판매가 늘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품들은 서비스·기타 품목에 속하는데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32.2% 매출이 뛰었습니다. 따뜻한 날씨로 외부 활동이 잦아진 결과죠.
 
반면 온화한 날씨가 독이 된 곳도 있습니다. 바로 대형마트인데요.
 
대형마트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0.5% 소폭 하락했습니다. 원인으로 시즌 가전인 온열가전, 김치냉장고와 보온 이너웨어의 부진한 매출이 지목됐습니다.
 
스키장도 예년에는 11월 말에 개장했지만 올해는 12월을 넘겨 문을 열 예정입니다. 개장을 늦춘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따뜻한 날씨가 아무래도 영향이 컸습니다.
 
'롱패딩'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아웃도어 업체들도 위기가 예상됩니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로 가뜩이나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올해에도 '패딩보다는 코트'가 대세일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와사비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고추냉이(와사비)의 공급이 크게 감소했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곧 고추냉이가 크게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기후변화에 앞서 미국 후이퐁 식품이 '스리라차' 소스 생산 중단을 알렸고, 겨자씨 부족으로 머스타드 생산이 예전 같지 않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습니다.
 
부쩍 높아진 지구 온도로 그동안 쉽게 즐겼던 것들이 사라질까, 한편으론 씁쓸한데요. 물론 더웠던 날씨가 하루아침에 추워진 것 또한 이상기후 탓이라지만,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맞는 추위가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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