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우리나라 도로사정과 맞지 않는 길 안내로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던 수입차 내비게이션이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길치' 오명을 벗고 있다.
13일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수입차 보유자의 순정 내비게이션 사용 비율은 38%다. 국산차 68%의 절반 수준이다. 대신 수입차 보유자의 58%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국산차 25%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볼보 XC60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화면.(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은 티맵이 6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카카오내비 18%, 네이버지도 내비게이션 7%, 원내비 2%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은 지도, 정보량, 반응속도 등 기능 측면에서 열세인 데다 업데이트도 더디고 불편하다는 게 일반적인 소비자 평가다.
소비자들 불만과 지적에 수입차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9월 300억원을 투자해
SK텔레콤(017670)과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XC60, S90, V90 크로스컨트리에 처음 도입했다.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에는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 오토',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가 탑재됐다. 별도의 스마트폰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선 업데이트(OTA)도 지원한다. 최근에는 S60, V60 크로스컨트리 등 전 차종으로 확대했다.
지프는 지난해 11월 대형 SUV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에 브랜드 최초로 티맵을 적용했다. 이후 올해 출시된 '뉴 컴패스'와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도 티맵을 기본 탑재했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NX 맵퍼스 아틀란 내비게이션.(사진=맵퍼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LG전자(066570)와 손잡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 프로’를 개발했다. 고성능 스마트폰 수준의 반응속도와 직관적인 사용성이 특징이다. 여기에 티맵이 적용돼 활용도를 높였다. 올해 출시된 올 뉴 레인지로버 SV,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등에 피비 프로(PIVI Pro) 및 티맵을 적용하는 등 점차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모빌리티 맵 솔루션 기업 맵퍼스는 지난 6월 출시된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NX'에 자사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공급했다. 뉴 제너레이션 NX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렉서스 커넥트 시스템이 LG유플러스의 U+DRIVE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맵퍼스는 맵 데이터, 검색 및 경로 등 실시간 데이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을 위한 고정밀지도(HD 맵) 데이터 등 다양한 솔루션을 수입차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 실시간 온라인 경로 서비스, 폭스바겐의 신형 파사트 GT와 티록에는 맵퍼스의 지도 데이터를 공급한 바 있으며 혼다코리아에는 아틀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업계에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서비스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만큼 국내 내비게이션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며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은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한국시장에 최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