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무역수지가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은 이미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물론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올해 수출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따지면 우리나라 수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올해 수출액은 작년에 이어 또 한번 최대치를 갈아치웠는데요.
지난 10일 오전 7시 기준 올해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6444억달러 기록을 깼습니다.
지난해에도 2018년 6049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로 집계됐는데, 2년 연속 사상 최고 역사를 쓴 겁니다.
올해 연간 수출이 6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전 세계 수출 순위도 지난해 7위에서 한 계단 높은 6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올해 수출이 이처럼 좋았는데 왜 무역수지가 적자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우선 수출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황이 좋았지만 하반기 들어 급격히 둔화하는 추세입니다.
사상 최대 기록을 쓴 건 사실 상반기 선방 덕인 거죠.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한 자릿수로 내려온 후 둔화세가 이어졌는데요.
지난 10월 작년보다 5.7% 줄면서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고, 11월에도 14% 줄었습니다.
10~11월 상황이 예년과 비슷하기만 했어도 더 큰 규모의 수출액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셈이죠.
여기에 에너지 수입액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무역수지는 더욱 깊은 적자의 늪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이 발표한 12월 1~10일 수출입 현황을 보면 3대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석탄의 합계 수입액은 6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2% 증가한 수준입니다.
더 우울해지는 건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진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138억달러 적자, 산업연구원은 266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한국 경제가 캄캄한 상황인데요. 부디 세계 경제가 반등할 만한 요인이 생겨 내년 우리나라 수출은 활짝 웃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