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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물가에 장사없다"…자동차 가격 고공행진 '주춤'
반도체난 완화·고금리·경기침체로 중고차 가격 하락세
입력 : 2022-12-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반도체 수급난 탓에 전 방위적으로 급등하던 자동차 가격이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에 따른 차량 수요 감소 여파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위축된 소비 심리에 중고차 가격은 물론 신차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연말 대규모 할인 경쟁에 돌입하며 신차 구매 수요를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일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 및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12월 대부분 모델의 시세가 하락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모델 중 일부만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BMW 5시리즈나 제네시스 G80과 같은 고가 차종의 경우 중고차 시세가 11월 대비 최대 2.5배까지 하락했다. BMW 5시리즈는 11월에 시세가 3.6% 하락했지만 12월에는 9.3% 하락했다. 제네시스 G80은 11월에 시세가 3.2% 하락했으나, 12월에는 8.8% 하락했다. 또 아우디 A6(C7) 9.3%, 현대 그랜저IG 7.8%, 벤츠 E클래스(W213) 7.6% 등 대부분 차종에서 12월 중고차 시세가 하락했다.
 
대표적인 경차 모델, 기아 모닝 어반과 더 뉴 레이는 각각 4.5%·2.9%씩 하락했다. 모닝 어반의 경우 2021년식의 신차급 매물도 700만 원대로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해졌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말에 시세가 하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올해처럼 3개월 연속으로 시세가 하락한 적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특히 고가의 수입차 모델들은 가솔린, 디젤 구분 없이 고금리 영향으로 시세가 더 하락했다"고 말했다.
 
신차 출고 지연이 극심했던 올 초부터 연식이 짧은 신차급 매물은 가격 역전이 일어날 정도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는 고금리로 인해 신차 할부를 비롯한 중고차 구매시 적용되는 할부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차량 소비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이다.
 
중고차 가격을 올린 신차의 출고 적체도 조금씩 완화하는 분위기다. 실제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 완화와 고객들의 계약 취소 여파로 주요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다. 아반떼 1.6 가솔린은 지난달 10개월에서 12월 9개월로 줄었고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24개월에서 20개월로 단축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가격도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연말까지 중국에서 일부 모델의 구매자에 대해 6000위안(약 113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례적으로 재고 품목을 공개하며 최대 1000만원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수입차 브랜드들도 코로나19 이후 2년여 만에 대규모 연말 할인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12월 캐스퍼 100만원 할인 혜택을 내놨다. 쉐보레는 트래버스 400만원, 타호 300만원, 콜로라도 200만원, 트레일블레이저 80만원 등 현금 할인을 해준다. 르노코리아는 연말까지 전 차종 4.9% 할부 상품을 제공한다.
 
수입차 브랜드는 더욱 적극적이다. 아우디는 차종별로 12~26% 할인해 주고 무이자·저금리 할부까지 지원한다. BMW는 5시리즈를 1000만원 안팎으로 할인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도 대형 전기 세단 EQS를 900만원가량 할인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이 원활해 질 때까지는 신차 가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중고차 가격 하락과 경쟁적인 할인이 이어진다면 카플레이션 현상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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