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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약탈 문화재를 반환하는 추세에 미국도 동참했다. 미국이 2300여년 전 유물인 '녹색관'을 원래 주인 이집트로 돌려보냈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미국 외교부 관계자들은 카이로에서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녹색관을 이집트에 공식적으로 인도했다.
이집트 주재 미국 부대사 대니얼 루빈스타인은 "오늘 기념식은 유물 보호와 문화재 보존에 대한 미국과 이집트 간 긴 협력 역사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2019년에도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소장하던 '황금관'이 도난당한 유물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를 이집트에 반환했다.
길이 2.9m에 얼굴 부분이 녹색으로 칠해진 이 관은 이집트 말기 왕조시대(기원전 664∼332년) 사제 앙크헨마트의 관으로 알려졌다.
밀매업자가 이집트 북부 아부시르 공동묘지에서 이 관을 훔친 뒤 2008년 독일을 통해 미국으로 밀반입했다. 이후 유물은 2013년 휴스턴 자연과학 박물관에 보관됐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은 작년 9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녹색관이 100만달러(약 12억7000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밝혔다.
이 외에 미국은 맨해튼 지방검찰이 2021년 압수한 약탈 문화재 142점을 지난해 본국인 이탈리아로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최근 문화재 반환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세계 각국이 문화재를 돌려주는 일이 늘었다.
이스라엘은 2021년 자국에 밀반입됐거나 판매된 문화재 95점을 반환했고, 지난달 아일랜드의 한 대학도 석관 등 문화재 반환 계획을 밝혔다.
독일도 작년 초 나이지리아에 약탈 유물 1천여 점과 지난달 베닌 약탈문화재 20점을 돌려줬다.
이 밖에 프랑스와 영국도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베닌 약탈 문화재 여러 점을 나이지리아에 반환했다.
한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작년 6월까지 국내로 환수된 문화재도 약 780여 점에 달한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