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운영되던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신촌상권을 살리기 위해 멈춘다.
서울시는 서대문구 신촌동 신촌역~연세대 약 550m 구간에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오는 20일부터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고 4일 밝혔다.
대중교통전용지구가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금지됐던 승용차와 택시 등 차량 통행이 허용된다. 단, 이륜차 통행은 제한된다.
서울시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일시정지하는 이유는 신촌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일시정지 기간 동안 교통영향 분석, 상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9월 말 향후 운영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역설적으로 2014년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설치된 이유 중 하나가 신촌상권 활성화다. 당시 2011년 송도캠퍼스 조성 이후 신촌상권이 쇠락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보행문화를 장려하고 유동인구를 늘리기 위해 대중교통전용지구가 만들어졌다.
실제로 2018년까지는 유동인구와 상권 매출액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며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2019년 발간한 서울연구원의 ‘걷는 도시 서울, 정책 효과와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연세로 유동인구는 2011년보다 11.6% 늘었다. 2018년 연세로 상권 매출액도 2017년보다 10% 늘어났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신촌 상권의 쇠락은 더욱 두드러졌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정책연구센터에서 서대문구 내 각 지역의 상권분석을 진행한 결과, 신촌동 상업 점포의 5년 생존율이 32.3%로 서대문구 14개 동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개·폐업 점포 수를 분석한 결과 서대문구 나머지 지역에선 개업이 폐업보다 42개 많았던 것에 비해, 신촌동은 폐업이 개업보다 91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펜데믹으로 전체 대학 상권이 부진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가장 원하는 것은 상인들이다. 신촌 상인 1984명은 작년 서대문구에 통행 허용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9년간 상권 접근성이 떨어져 매출이 줄어들고 골목 내 차량 통행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작년 6월 취임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 서대문구는 작년 9월 지정·해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에 해제를 요청했고, 결국 서울시가 일시정지를 받아들였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보도폭 확대, 분전함 등 보행장애물 정리 등 연세로 내 보행환경이 개선됐던 만큼, 시민들의 보행로 이용과 통행 편의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향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의견을 청취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추진 방향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해제를 찬성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