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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윤석열 정부, ‘시민사회·시민’ 통치 대상으로만 인식”
“올해, 시민과의 관계 건강하게 복원해야”
입력 : 2023-01-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번 정부는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시민 개개인을 더불어 사는 사회 구성원이 아니고, 통치의 대상으로만 보는 거죠. 파트너가 아닌 감시·처벌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기본적인 관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이렇게 확 압박을 하면 참 어려운 지점이 많다”며 시민사회와 정부의 대립 구도에 대해 우려했다.
 
2021년 서울시에서 시민단체들의 투명성과 역할을 문제삼으며 시작된 대립 구도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는 진 대표는 “정부나 극보수적인 1인 미디어들이 피상적인 슬로건을 내걸었을 때 많이 당했던 부분이 있는데 ‘정확한 팩트들을 우리가 어떻게 시민에게 전달해 나가는가’ 부분에 대해 참여단체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시민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복원하는 것”이라며 “시민사회가 공공의 가치를 튼튼하게 지키지 않으면 사회가 무너지는 건 순간이기 때문에 시민과의 관계 복원을 통해서 ‘시민의 힘’으로 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뉴스토마토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정부는 잇달아 시민단체에 지급한 보조금의 투명성을 문제삼고 있다. 
 
시민들에게 정확한 팩트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예산에서는 보조금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지자체나 정부가 시민과 직접 대면해서 일할 때 어마어마한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를 대행해서 사업비를 받아서 집행하고 다 보고를 했다. 그 일부에 사업비, 인건비가 들어갔고, 지자체나 정부가 할 경우 훨씬 큰 돈이 들어가는데 보조금 몇 조원이라고만 하면 많이 터무니없다. 
돌봄이라든가 독거노인이라든가 공무원이 모두 할 수 없는 부분을, 주로 하는 단체들이 직접 가서 맡아 온 형태를 10여년 전부터 거버넌스 협치라고 했다. 거버넌스 협치라는 개념은 하나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해 나가야 할 부분인데 ‘보조금을 횡령했다’고 하면 따져야 될 부분이 있다.
 
정부의 공세가 계속될 때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가.
 
우리가 공익단체로 등록을 하면 세금 공제를 해주고, 시민들은 기부를 하며 자기 가치를 사회화하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후원명단은 개인정보에 속하는 거고 이미 국세청에 있는데, 고액기부자한테 돈을 정말 냈는가 물으면 그 사람들이 앞으로 돈을 안 내게 된다. 
압박을 하며 도덕성에 흠집을 내 시민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를 고사시키겠다는 거다. 소액이건 고액이건 후원을 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위축된다. 지역에 있는 작은 단체들은 말도 못하게 힘든 상황이다. 
서울 같은 경우에 마을 공동체 운동들이 주민들이 참여해 마을에 도서관도 운영해왔는데 다 없어지며 시민들에게 피해가 바로 가고 있다.
환경운동이나 소비자단체나 풀뿌리로 지역에서 열심히 하는 단체들은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그런데 정부는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하고 판가름하려고 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지난달 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기자회견에서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진영종 공동대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은 두 달이 넘도록 아직 제자리 걸음이다.
 
이태원 참사를 볼 때 정부의 사회 안전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던 과정이 다 드러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에서 6개 요구사항을 제안했고 시민사회도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못 살리고 죽게 한 부분이라든지 진상이 정확하게 규명된 다음에는 책임자에 대한 어떤 식의 처벌이 있어야 된다. 구체적인 어떤 현장의 책임도 있지만 이건 정치적인 책임과 도덕적인 책임도 반드시 동반돼야 된다.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진짜 책임자가 와서 손 잡고 미안합니다 부족했습니다 이러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너무 많은데 정작 현장에 오면 2차 가해가 벌어지고 있다. 지금 국정조사를 하고 있지만 초기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안 될 경우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을 포함해 사회적 참사를 조사하는 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에도 기소됐던 사람들이 무죄를 받고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
또 생각해야 될 부분이 생존자들의 정신적인 고통을 덜기 위한 심리적인 치료를 지원하고, 생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태원 상인들이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사회하고 유가족들이 협의해서 경찰이나 소방, 생존자들의 당시 증언들을 많이 끌어내 그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건 인간적으로 중요하고 법적인 압박이 되고 몰랐던 진실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각자도생이란 말처럼 사회가 갈수록 파편화되고 있다.
 
정부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파편화된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파편화되고 인간성이 상실되는 건데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분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약자들이다. 참여연대나 이런 단체에서는 어떤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내 ‘사회 속에 내가 있다’를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 같은 경우에는 작게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관심을 가져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연대의 출발이다. 어떤 데서 전시회를 한다 캠페인을 한다 한 번이라도 나가보는 거다..요새는 과격한 캠페인이 아니기 때문에 나가면 미디어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이제 시민단체에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시민들이 접근하기 좋게 만들어 나가고 이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내년이면 참여연대가 30살이 된다.
 
참여연대가 1994년에 창립돼 이제 30년을 뒤돌아보면 부패방지법, 소액주주운동, 낙천·낙선운동, 공익제보자 보호법, 공수처법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다. 참여연대가 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보면 그래도 한국 사회의 방향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생각하며 희망을 갖는다.
30년 됐으면 한 세대가 지나간 거다. 갈수록 큰 이슈보다 작지만 중요한 이슈가 많다. 나이 든 세대는 정치적인 민주화라든가 이런 부분에 민감하다면 젊은 세대들은 아주 구체적인 환경·인권 이런 부분도 참여연대에서 어떻게 이제 잘 할 것인가 고민한다.
기본적으로 권력 감시와 대안 제시를 하면서 의제를 재구성하고 재편할 때가 되지 않았나가 큰 부분이다. 시민단체 후원회원들의 연령층이 고령화되고 있는데 의제를 다양하게 하면서 젊은 층과 더 소통할 수 있는 사업들을 늘려야 한다.
몇 년 전에 청년 참여연대를 만들었는데 청년 주거 문제, 청년 복지 문제, 일자리 문제 이런 부분을 우리가 집중해야 한다. 권력 감시와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도 국회와의 소통을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30주년을 앞두고 고민 중이다.
 
올해 참여연대의 주요 활동을 말하자면.
 
참여연대를 비롯해서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은 급격하게 후퇴되고 파괴되는 것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요청되는 것 아닌가 요청되고 있다. 참여연대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통과된 공수처법도 오히려 필요 없는 걸로 해서 검찰의 어떤 권력을 다시 강화하는 걸로 나가는 부분이 있다. 검찰 개혁 부분도 입법들이 되고 시행이 돼야 되는데 정부에서 이 모든 법을 무시하고 시행령으로 밀어붙이면 속수무책이다.
올해 예산안도 보면 공공임대주택이나 돌봄이나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부분은 그냥 인정사정 없이 깎였다.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가 아니라 굉장히 대립적인 부분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있다.
올해가 정전 70주년인데 세계 역사에서도 없는 말이다. 다른 시민단체들하고 연대해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자 해서 종전 평화 캠페인을 3년 전부터 해 왔다. 평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도 평화가 올까 말까 하는데 위태로운 순간으로 가고 있지만, 위태로울수록 7대 종단과 함께 국제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동아시아 평화와 한반도 종전체제 도입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사진=진영종 공동대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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