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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도 '깡통전세' 경고등 켜졌다
경북·충북 등 지방 일부지역 '전세가율' 80% 육박
입력 : 2023-01-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빌라,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이른바 '깡통전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 시장에도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1~2년 새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경상북도와 충청권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이 위험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평균 69.6%를 기록했다. 이 중 경북 80.4%, 충북 78.3%, 충남 78.2%, 전남 77.9% 등 일부 지역의 전세가율은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세가율이 70%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본다. 80% 이상일 경우에는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은 곳들은 대부분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하락한 경향이 뚜렷하다. 전세시세도 계약 당시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통상 집값 하락기에는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아지는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는 등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확률이 높아진다.
 
대표적으로 경북 포항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평균 86.4%로 포항 북구와 남구는 각각 87.7%, 84.0%로 나타났다. 포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7월 넷째주(-0.06%) 하락 전환 이후 2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받고 있는 충북 청주(80.9%), 충남 서산(83.4%), 전남 목포(82.1%), 광양(87.9%) 등 나머지 지역들도 80%를 웃도는 전세가율을 보였다.
 
실제 포항 북구 양덕동의 양덕e편한세상2차(581세대) 아파트의 경우 현재 거래 가능한 35평(중층 기준) 기준 매매가격은 2억4000만원이다. 전세가격은 2억2000만원으로 91.6%로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남 광양 중동의 광양중마2차진아리채(616세대)의 경우 34평 기준 매매가격은 2억2000만원, 전세가격은 2억원이다. 전세가율은 90.9%에 달한다.
 
인근 J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34평 기준 2억8000만원까지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금은 8000만원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상태"라며 "매매가격도 1억원 가까이 빠져 전세계약 만기를 앞둔 집주인들의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해당 지역은 향후 1~2년간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 매물 증가로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일부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을 경우 다수의 임차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포항시는 올해 3300여세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만 1만1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구 15만 수준의 작은 도시인 광양도 올해 3000여세대를 시작으로 2024년(2400세대), 2025년(3140세대)까지 입주장이 예정돼 있다.
 
만약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라면 임대기간 종료 후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지급해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전세금 반환소송 절차를 밟을 경우 보증금 중 일부를 떼일 수도 있다.
 
경매로 넘어간 깡통주택은 평균 1~2회 유찰된 뒤 최초 감정가의 80% 이하로 낙찰돼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경매 청산절차를 밟더라도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려워진다.
 
전국에 깡통전세 불안이 번지자,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전세사기 대응 전담조직'을 구성한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 중 안심전세 앱도 출시하는 등 전세금 반환 보증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임차인이 임대인의 선순위 권리관계, 납세증명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봐확인 권리를 강화하겠다"며 "임차인 전입신고 효력발생 전 임대인이 임차인 몰래 주택담보대출 받지 못하도록 시중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심사 시 임대차 계약 여부 확인권한도 부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집값 하락에 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표는 전국 전세가율.(표=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조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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