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인해 이과생의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 심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합 수능 체제 이후 이과생의 '문과 침공' 문제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을 받자 "참 안타까운 현상이고 지금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대학 자체 입시 전형에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협의해 가능하면 문과 학생들이 불리한 그런 부분들을 조정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도 선택과목을 골라 시험을 보도록 한 2022학년도 수능부터 자연 계열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받아 인문 계열로 교차 지원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부총리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수능 난이도 조절 문제'를 꼽았다. 그는 "(과목을) 선택하게 되면 난이도가 같아져야 하는데 (수학 영역)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아이들과 '기하'·'미적분'을 선택한 아이들 간에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수능의 난이도 조절은 항상 중요한 국가 과제이므로 저희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했을 때 고등학교 1~3학년 전체에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도입 시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이 주로 듣는 선택과목에는 절대평가를, 고등학교 1학년이 많이 듣는 공통과목에는 1~9등급 석차등급제가 적용되도록 계획을 설정한 상태다.
이 부총리는 "공통과목에서 상대평가인 9등급제를 하게 되면 대학들은 그게 신뢰성이 있다고 볼 것이고, 학생들도 고등학교 2·3학년 수업은 입시에 반영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왕 도입할 것이라면 교사들을 철저히 훈련시키고 준비해서 절대평가로 한꺼번에 전환하는 것이 낫지 부분적으로 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교학점제가 절대평가와 결부되는 만큼 시기라든가 방식이 워낙 쉽지 않은 난제"라면서 "많은 의견들을 청취하고 방안을 고민해 차근차근 풀어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절대평가로 인해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에서 무력화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국제 바칼로레아(IB)를 참고할 수 있다"고 했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인 IBO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부총리는 "IB의 경우 교사들을 철저히 훈련시키고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평가했는지 모니터도 해 어떤 선생이 학생들을 평가하더라도 공신력이 있다"며 "이렇게 엄격한 기준에 따라서 절대평가를 할 수도 있고, 이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절대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 이후 이과생의 '문과 침공' 문제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을 받자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일 이 부총리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 보고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 교육부 제공)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