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동네한바퀴)‘마래푸’ 부담되면 길 건너 오세요
e편한신촌 12.5억 매물 등장…‘갑툭튀’ 급매 빼면 시세차 별로
입력 : 2023-01-12 오전 6: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마포 일대의 시세를 이끌어가는 대장 아파트의 역할을 하고 있고 실수요자들의 선호도도 높지만 시세는 여전히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부담을 줄이길 원하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찾는 아파트 중 한 곳이 e편한세상신촌입니다. 
 
e편한세상신촌은 북아현 1-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입니다. 2017년 봄에 입주했으니까 곧 6년이 되는 신축에 준하는 단지입니다. 22개동 1910세대로 이뤄졌으며, 전용면적 59㎡형부터 145㎡형까지 다양한 평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세대수는 84㎡형이 가장 많습니다.
 
e편한세상신촌은 2호선 아현역 1번출구를 나오면 바로 보입니다. 4단지의 경우엔 아현역과 지하통로로 연결돼 있어 초역세권 아파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래푸’와 똑같이 아현역을 이용하고 건물의 나이는 3년이나 젊은데도 시세는 마래푸보다 낮습니다. 중개업소에서는 그 이유를 행정구역에서 찾더군요. 마래푸가 있는 곳은 마포구 아현동이고 신촌로 건너편에 있는 e편한세상신촌은 서대문구 북아현동이란 얘기죠. 수요자들이 ‘마포구’를 더 선호한다는데 따지는 것도 무의미한 일입니다. 
 
신촌로에서 바라본 e편한세상신촌. 도로변 상가들의 뒤편 언덕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진의 오른쪽 공사현장 뒤편에는 4단지와 3단지가 있어요. (사진=홍연 기자)
 
e편한세상신촌 2단지 앞에서 1단지와 이화여대 방향을 바라본 모습. 완만한 경사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주소 외에도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입지, 구체적으로 경사도입니다. 마래푸나 e편한세상신촌이나 언덕에 지은 단지입니다. 아현역에서 가까운 동들은 평지에 가깝지만 뒤로 갈수록 지대가 높아져요. 그나마 마래푸는 완만하게 올라가는데 e편한세상신촌은 제법 높습니다. 
 
아현역에서 가까운 e편한세상신촌 4단지와 3단지는 평지에 가까운 반면 2단지는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는 느낌이고 1단지는 힘 좀 주어야 합니다. 같은 단지에서도 뒷동은 더 높아서 어린 자녀들이 걷다가 칭얼댈 것 같습니다. 
 
신촌로 도로변에서 e편한세상신촌 1단지를 바라보면 높다는 게 실감 납니다. 고개가 꺾일 정도거든요. 다행히 서대문구에서 보도와 단지 앞 도로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건설 중입니다. 2기가 운영될 예정이에요. 출퇴근 시간엔 이용객이 많아 혼잡하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겁니다. 
 
또, 지대가 높아서 일조량이 많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남향으로 난 전면 동들은 저층이어도 볕이 잘 들더군요. 
 
몇 가지 단점이 크게 보이겠지만 감수할 만한 가치도 있겠죠. 마래푸보다 신축인데 더 싸잖아요? 다만, 지금 이곳에서 아파트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마래푸와의 가격 차이가 큰 것 같지는 않아서요. 
 
신촌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파트단지로 가려면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사진=홍연 기자)
 
핀란드타워 옆에서 서대문구청이 주관하는 엘리베이터 공사가 한창입니다. 레일이 2개인 것으로 미루어 2기가 운영될 모양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주민들의 불편도 크게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언덕에 자리 잡은 e편한세상신촌의 평균 시세를 보여줄 수 있는 2단지 매물의 호가는 전용면적 84㎡형이 16억원 정도입니다.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니까 잘 협의하면 몇 천만원 더 깎을 수도 있겠지만 마래푸 급매물 호가와 차이가 크지 않아요. 1단지 매물이어야 14억원대가 등장합니다.  
 
이곳 중개업소 관계자 말로는 “원래 마래푸와 1억5000만원 정도 낮게 시세가 형성된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또 1억5000만원 시세차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릴 것 같네요. 
 
다른 중개업소에서는 3단지에서 나온 14억원 매물이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렇죠. 현장을 방문하면 이렇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초급매물을 만나게 될 수도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앞의 중개업소에서도 매도자의 사정상 열흘 안에 계약금 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12억5000만원에 팔겠다는 특수매물을 안내받았어요. 
 
하지만 정상가가 16억원을 오가는 수준이라면 아직 매수자가 급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e편한세상신촌 뒤쪽 그러니까 조금 더 언덕을 오르면 2년 먼저 들어선 1-2구역을 재개발한 신촌푸르지오도 있습니다. 역에서 조금 더 멀고 더 높은 하는 만큼 시세는 떨어집니다. 84㎡형 호가가 13억5000만원, 저층은 13억원 매물도 있네요.
 
그리고 e편한세상신촌과 신촌푸르지오 사이에 북성초등학교와 한성중학교, 한성고등학교가 있어요. ‘초품아’인 셈입니다. 경제적 여유가 조금 부족한 젊은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겠죠. 
 
북아현 뉴타운 개발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아현역 앞 북아현 3구역엔 4776세대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그 뒤편 북아현2구역도 2320세대로 계획되어 있어요. 2010년 이전에 조합을 설립했다는데 정말 오래 걸리는군요.
 
재개발 물건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탓에 시세 변화폭도 큽니다. 시장이 눈에 띄는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로 프리미엄도 뚝 떨어졌습니다. 한때 이곳의 프리미엄 시세가 10억원에 달했다는데 지금은 6억원 정도라는군요. 2구역과 3구역이 e편한세상신촌을 비롯한 재개발 선배 단지들에까지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지만 현재 시세 상승을 막는 요인 중 하나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공급은 많고 시세는 조정 중입니다. 매수 대기자들과 세입자에겐 좋은 시장이겠죠. 서로 다른 목적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겠지만 모두가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기로 판단됩니다. 마래푸든 e편한세상신촌이든 열심히 발품을 팔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