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위해 불필요한 예산 줄이기 등 재정준칙 확립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상고하저(상반기 상승·하반기 부진)' 경기흐름에 대응할 340조원의 재정 투입을 상반기 중 신속 집행할 계획입니다.
특히 사회안전망 구축과 반도체 산업 초격차 확보 등 국정 비전을 반영한 12대 핵심 재정 사업을 선정하는 등 5년간 선택과 집중에 주력합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17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1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약자 복지 강화, 민간 주도의 경제 지원, 국민 안전 강화 등 3대 분야·12대 핵심 재정 사업을 선정했습니다.
해당 12대 사업은 올해 예산 기준 12조3000억원 규모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지속해서 관리합니다. 다만 향후 경제 여건과 관리 실익 등을 고려해 필요하면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신규 사업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약자 복지와 관련해서는 사회안전망 구축, 취약 부문별 지원, 청년 지원, 물가 지원, 지역 균형 발전 등 5개 사업을 포함했습니다. 경제 지원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산업 초격차 확보, 핵심 전략 기술 투자, 공급망 대응, 중소·벤처·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 4개 사업으로 정했습니다.
국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재난 관리 시스템 고도화, 국방력 강화, 외교 역량 강화 등 3개 사업을 관리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핵심 재정 사업에 대해서는 재정성과점검회의와 합동현장점검을 통해 매년 1월부터 연중 집행 상황을 점검,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할 계획입니다.
또 매년 5월까지는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재정 투자 방향과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관리의 결과는 다음 해 예산에 반영하고, 주요 성과의 정보는 '열린재정' 누리집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최 차관은 "향후 성과 관리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예정이니 사업 소관 부처에서 결과 지향적인 성과 지표와 목표를 제시하고, 적시성 있는 애로사항 파악과 적극적인 문제 해결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국가재정전략회의 등 계기에 핵심 재정 사업의 주요 성과를 발표하겠다. 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2024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차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2023년 제1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기획재정부)
이번 위원회에서는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우리 재정의 성과와 향후 정책 방향도 점검·논의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정건전성에 방점을 뒀습니다. 지난해까지 3년간 104조4000억원 규모였던 재정수지 적자를 올해는 58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입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올해 50.4%로 채무 증가 속도를 낮춰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특히 24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의 지출재구조화 등을 통해 총지출 증가율을 5.1%로 올해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8.7%와 비교해 대폭 하향 조정한 수치입니다.
미래 사업 투자도 늘립니다. 올해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는 1조1000억원을 투입합니다. 원전 생태계 강화를 위해서는 7000억원을 투입하고 혁신 인재 양성에 2조1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입니다.
당면한 경기 침체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 집행에도 주력합니다. 특히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 상반기 중 재정과 공공투자, 민자 부문에 총 34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확정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인 '재정비전 2050' 작업에도 박차를 가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재정비전 2050'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수립하기로 결정돼 비상경제장관회의 등에서 추진 계획 등을 여러 차례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협의와 전문가와 일반 국민, 2030세대 등 광범위한 의견 수렴 등을 종합해 발표할 계획입니다.
최 차관은 "윤석열정부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국정 운영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포함한 정부 역점 과제 뒷받침에 재정 역량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