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잠재 후보군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우리금융 전직 임원들까지 후보군 검토 단계에서 대거 등장하면서 내부 출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지지 하거나 현 정권 핵심 인물에 줄을 대고 있다는 인사가 대다수라 정치 금융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했지만,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임추위는 자회사 대표, 지주 및 은행 일부 임원, 해외 법인장 등 내부 출신 후보 약 20여명과 외부 후보 10명을 검토해 10명 내외의 롱리스트를 선정했습니다.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흘러나오는 명단을 보면 현직 임원과 외부 출신으로 좁혀지는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금융 출신 전직 임원들이 후보군 검토 단계에서 대거 거론됐다는 점입니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남기명·김양진·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과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등이 거론됐습니다.
조직 내부에서는 전현직 내부 출신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손 회장이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다가 빠진 상황에서 외부 인사가 올 경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생길 수 있어 결국 내부 출신을 선택하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다만 우리금융 계열사 CEO까지 지내고 나온 인사들이 대거 등장하는 것은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특히 전직 임원 대부분이 윤석열 대통령 선거 당시 금융인 지지 모임에 이름을 올리거나 윤석열 캠프에 몸을 담은 인물, 특정 정치인과 인연이 회자되는 인물들입니다. 몇몇 인사들은 지난 10여년간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 인선때마다 단골로 등장했습니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오는 게 낫겠지만, 관치금융·정치금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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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