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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첫발 뗀 '유보통합', '교사자격기준' 등 난제 수두룩
'유보 통합',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해결 못한 교육계 난제
입력 : 2023-01-31 오후 1:44:34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유아 교육·보육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자 '유보 통합'의 첫발을 뗐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유보 통합'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교사 자격 기준과 양성체계 개편 문제'가 아직 남아있어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여기에 정부의 '유보 통합' 방향이 유아가 아닌 학부모의 편의만을 고려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보 통합', 이전 정부들도 '교사 자격 기준' 등 문제로 해결 못 해
 
'유보 통합'은 말 그대로 유아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유치원과 영·유아 보육을 맡고 있는 어린이집을 하나로 합치겠다는 겁니다.
 
현재 유치원은 학교로 분류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관리하고 있고,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기관으로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그런 탓에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느냐, 어린이집에 다니느냐에 따라 학부모 부담금·교육 여건과 내용 등에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유보 통합'이 추진됐지만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해결되지 못해 교육계의 난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하고 세부 추진 계획까지 나왔지만 3~5세 교육 재원만 통합하고 이 외 다른 성과는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유보 통합' 추진을 검토했지만 결국 실제로 이뤄지진 못했습니다.
 
이전 정부들이 '유보 통합'에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교사 자격 기준과 양성체계를 통합하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학과 등 관련 분야 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경우 높은 경쟁률의 임용시험을 쳐서 합격해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와 같은 온라인 강좌 수강 등의 방법으로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유치원 교사들이 '유보 통합'으로 어린이집 교사들과 동등한 자격을 가지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 소재 국·공립 유치원 교사인 A씨는 "수년 동안 노력해 임용고시를 통과한 뒤 교사가 됐는데 1년 남짓의 시간만 들이면 쉽게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보육교사와 자격이 같아지는 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만 0~5세 영·유아의 교육과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사진은 31일 서울의 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모습.(사진 = 뉴시스)
 
유치원 교사들, 단체 행동 나서며 '유보 통합' 반대
 
유치원 교사들의 단체 행동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유치원위원회 등은 지난 3일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은 성급한 '유보 통합' 추진이 아닌 유아 교육의 공공성 강화 대책 마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국 유치원 교사·예비 유치원 교사 등으로 구성된 '유보 통합 강제 추진 결사반대 연대'도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유보 통합'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0일 '유보 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유보통합추진위원회'가 올해 하반기에 교사 자격 및 양성체제 개편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유아교육계 "학부모 아닌 유아 중심의 정책 펼쳐야"
 
유아교육계에서는 정부가 '유보 통합'을 너무 학부모만 중심에 두고 추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유보 통합'을 하면서 가장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교육·돌봄 서비스를 받는 유아인데 방과 후 돌봄 확대와 교육·보육비 부담 완화 등 부모들이 겪는 문제에 대한 대책만 담겨있다는 겁니다.
 
김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정책홍보국장은 "정부가 유아 교육의 질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부모들이 힘들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국가에서 해결해 주겠다는 사고방식만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게다가 오는 2025년부터 '유보 통합'을 실시하겠다고 하는데 3년이라는 시간도 너무 짧다. 교육은 효율성만 추구하면 되는 부분이 아닌 만큼 좀 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도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성인 중심의 논의인 방과 후 돌봄 기능 확대, 양육비 부담 완화, 기관 부담 완화는 현장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입장을 밝히면서 유아를 위한 논의는 추후로 미뤄놨다"면서 "유아를 중심에 두고 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해 유아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유보 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했지만 '교사 자격과 양성체계 개편'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사진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유보 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교육부)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장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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