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일 서울 택시요금이 올랐습니다. 오른 택시요금은 요금대로 부담되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개인택시, 법인택시 양 쪽 모두 이번 요금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4년 만에 요금 인상으로 그동안 택시요금을 묶어놓는 바람에 기사들이 배달·택배로 다 떠났다”며 “요금 인상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택시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 이후 기사 1/3 줄어…기사 처우 개선 시급
코로나19를 겪으며 서울 법인택시 기사는 3만명에서 2만명으로 줄었습니다. 1만명은 택시보다 더 번다는 배달·택배로 떠났습니다. 심지어 일부 개인택시 기사들도 운송을 최소화하고 배달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어느새 코로나19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기사 수는 별반 차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택시를 몰아선 예전처럼 높은 수입을 거두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법인택시 회사 차고지에 가면 놀고 있는 차를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승객들이 힘든 시기입니다. 승객들은 거리두기를 멈추고 밖에 나왔는데 택시가 보이지 않습니다. 앱으로 편하게 부르는 시대가 왔다지만, 가까운 거리는 승차거부 당하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고질적인 불친절도 여전합니다.
고심 끝에 나온 대안이 요금 인상입니다. 일단 일정 수입을 보장해야 놀고있는 택시를 거리로 부를 수 있으니, 지난해 연말부터 야간할증도 확대하고, 이날부터 요금 인상도 합니다.
일단 기사 수입은 늘고 있습니다. 연말 야간할증 확대 이후 평균 운송 수입은 이전에 비해 하루 2만1000원 늘었습니다. 야간만 한 달동안 계속 운행할 경우 월 55만원 가량 더 벌 수 있습니다.
택시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인상된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타고 있다.(사진=뉴시스)
고질적인 '승차거부·불친절' 해결해야 승객 이용
다만, 이번 요금 인상이 심야택시 대란을 잠재울지는 더 두고봐야 합니다. 택시 공급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심야시간 시민들 가슴을 졸이게 하는 승차거부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기껏 늘어난 택시가 다들 골목에 숨어 장거리만 노린다면 심야택시 대란을 막을 순 없습니다.
결국은 서비스 질 개선이 뒤따라야 합니다. 업계·전문가 모두 요금 인상 이후 당장은 승객이 줄지만 이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문제는 이후에도 탄력성있게 이전만큼의 택시 이용도를 담보하려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탈 정도의 서비스가 돼야 합니다.
하지만 난폭운전, 반말, 경로 이탈, 성희롱 등 고질적인 불친절이 여전합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맞춰 불친절 택시 개선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증거 미비로 처분이 어려웠던 점을 개선해 누적 신고 시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서 택시요금 인상을 준비 중입니다. 계속된 요금 인상은 시민들에게 더 큰 부담감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요금이 올라도 불친절·승차거부가 여전하다면 승객들은 이전만큼의 탄력성을 보여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한 시민이 서울 종로에서 택시를 붙잡고 행선지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