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사진=쿠팡)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쿠팡이 고객들을 위해 어떤 투자를 했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직접 확인했으면 좋겠습니다"
쿠팡은 7일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 풀필먼트 센터(대구 FC)의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물류 현장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대구FC에는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AI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관리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돕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 개소한 대구FC는 최첨단 물류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한 첨단물류센터입니다. 쿠팡은 대구 FC의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 원 이상 투자했습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 FC는 주요 물류 업무동에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무인 지게차 등 단일 물류 센터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다양한 최첨단 물류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작업자들의 업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신 로봇 장비들도 준비돼 있습니다.
바닥에 있는 바코드를 읽으며 선반을 옮기는 무인 운반 로봇을 비롯해, 포장이 끝난 제품을 함께 옮겨 주는 소팅 봇, 사람 없이도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 위치를 파악해 안전하게 물건을 옮기는 무인 지게차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대구 FC 7·9층에 AGV 로봇 1000여 대 이상을 도입해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습니다. 기존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는 PTG(Person to Goods)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대구 FC는 AGV 로봇이 수백 개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 코드를 따라 이동해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의 물류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AGV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하는 겁니다.
쿠팡은 미디어 투어에서 직원의 업무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기자들은 집품 작업자의 업무를 체험했습니다. 집품 업무는 주문자의 상품 정보를 보고 상품을 바구니에 담는 작업입니다. 작업자는 상품 정보를 확인한 후 전산과 일치하도록 상품을 넣습니다. 이곳은 몇 가지 설명만으로도 쉽게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참여한 대다수 기자는 직관적이고 쉬웠단 반응을 보였습니다.
무인 지게차·소팅 봇으로 업무 효율성 극대화
대구 FC 5층에 배치된 무인 지게차. (사진=고은하 기자)
대구 FC 5층에 배치된 수십 개의 무인 지게차들은 직원의 안전성을 높이는 쿠팡의 핵심 기술입니다. 직원이 누르는 버튼 한 번으로 무인 지게차가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줍니다.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존에는 사람의 이동이 전면 차단돼 사고 발생을 원천 봉쇄합니다.
대구 FC 1층에는 복잡한 상품 분류 작업을 담당하고 기존의 물류 패러다임을 바꾼 소팅 봇이 있습니다. 소팅 봇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모두 없앤 최첨단 물류 로봇입니다.
소팅 봇. (사진=쿠팡)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해 '로켓배송'에 최적화됐습니다. 쿠팡 측은 소팅 봇을 도입해 일반 직원의 업무량의 65%를 단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은 직원 업무를 더 편안하게 하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은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대구 FC에선 수백 대가 넘는 소팅 봇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미디어 투어에선 소팅 봇이 한 구간에서 정체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투어를 담당한 쿠팡 관계자는 "한 지역의 고객이 대량 주문한 경우인 것 같다"라며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팅 봇이 여러 차례 이동했지만 타 소팅 봇과 부딪히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전산망을 기반으로 이동경로를 잘 짰기 때문에 많은 로봇들과 이동 중에 부딪히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 측은 "대구 FC는 현재 쿠팡의 혁신 물류 기술 적용의 테스트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쿠팡이 바라보는 대구 FC
피킹 로봇. (사진=쿠팡)
쿠팡은 대구 FC에 대해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고, 배송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대구 FC가 지난해 3월 개소한 만큼 미디어 투어에 참여한 기자들은 현재 시점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쿠팡 측은 지난해 3월에 오픈한 대구 풀필먼트센터는 쿠팡이 커머스의 미래라고 믿는 것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껏 쌓아온 투자와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대구 FC를 통해 쿠팡의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커머스의 미래로 쿠팡이 믿고 있는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은 자동화하면 고용이 줄어들 수 있단 우려에 대해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이런 기술에 대한 투자는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더불어 물류 산업이 노동집약 기반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해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은 향후 자동화 기술 및 로봇 도입에 대해선 "대구 FC에서 검증된 기술들은 다른 지역의 FC에도 적용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