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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챗GPT 시대,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입력 : 2023-02-08 오전 6:00:00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AI가 인기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오픈 AI의 언어모델은 입력창에 명령어를 치면 글이나 이미지 등 놀라운 수준의 콘텐츠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데요. 어려운 시험 문제도 척척 풀어내고 프로그래밍 코딩도 합니다. 수년 전 바둑AI 알파고가 언론의 주목을 받던 때처럼 AI로 말미암아 어떤 직업이 사라질 거란 우려 섞인 신문기사가 쏟아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대응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작년 11월 일반에 공개된 챗GPT는 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의미합니다. 원본 데이터를 이용하여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다르다는 것인데요. 또 대화형 AI로서 누구나 간단히 입력만 하면 되는 편리함을 갖추고 있죠. 하지만 AI의 영역은 머신러닝, 딥러닝 등 분야가 매우 넓습니다. 적용 분야도 문자 인식, 안면 인식, 자동 번역, 필기 인식, 텍스트 마이닝, 스팸 필터, 추천 시스템 등 아주 다양합니다. AI는 새로운 전문적 기술 영역인데다 사업모델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스타트업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죠.
 
AI 영역의 스타트업들은 신기술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요소입니다. 따라서 빠르게 해외 시장 진출 및 투자자 네트워크에 연결될 필요가 있죠. 대표적인 예로 2014년 창업, 7년 만에 미국의 매치 그룹에 약 2조 원 가치로 매각된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들 수 있습니다. 하이퍼커넥트는 영상 채팅앱인 아자르(Azar)를 서비스하자마자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여 돈이 모자라지는 않았죠. 하지만, 글로벌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신기술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성공적으로 일궈냈습니다. 하이퍼커넥트는 롱테일 이미지 분류나 머신러닝 분야에서 자체 AI랩을 운영하여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로 수아랩이 있죠. 육안 검사 대신 AI를 통해 5픽셀(1.3㎜) 이하의 작은 불량까지 걸러내는 AI 기술을 가지고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이끌어 냈습니다. 이를 계기로 수아랩은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하였고, 미국 이미지 기반 자동 검사 시스템 기업인 코그넥스에 2,300억 원에 매각되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나라 스타트업 지원정책의 대부분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 창업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스타트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외 AI전문가, 개발자들 간의 네트워킹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창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대학원 연구실, 연구원들의 창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죠.
 
또한 기술력 있는 과학기술 스타트업들에게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을 연결시켜 곧바로 글로벌 사업화하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해외 전시회 지원, 바이어 상담 건수, MOU 체결 건수 등 양으로 평가하는 방식보다는 AI기술 기반의 핵심역량을 집약적으로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글로벌 투자와 연계한 지원을 해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해외 유학생이나 빅테크 기업 재직 개발자들도 이런 스타트업 지원 범위에 포함될 필요가 있죠.
 
챗GPT의 운영비용은 하루 10만 달러(약 1억2000만원)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달이면 300만 달러 이상 비용이 드는 거죠. 챗GPT의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많은 매개변수를 반영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와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을 받지 않고 계속 무료로 서비스할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아무리 우수한 AI를 만들어도 대형 클라우드의 지원이 없이는 도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K-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겠다면 고성능 컴퓨터, 대규모 데이터, 클라우드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인프라 투자는 개별 연구소나 학교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죠.
 
챗GPT의 성능과 미래에 대해 예찬하기 앞서,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서로 협력하여 인프라를 만들고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며 스타트업들이 AI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도전을 위한 스타트업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또 도전할 수 있도록 투자하는 문화도 조성하여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서울대 AI연구원 객원연구원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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