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위례·대장동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언민주당 대표의 2번째 검찰출석을 앞두고 여전히 검찰과 이 대표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말출석'을 고집했던 이 대표가 한 발 물러서면서 10일인 금요일에 출석하기로 한 가운데 시간을 두고 한치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검찰은 또 막판 혐의 다지기를 위해 김만배씨를 소환하고 방대한 양의 질문지를 챙기면서 점검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나섰습니다. 반면 이 대표는 사실상 조사에서는 진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대장동 의혹 2차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 200쪽 넘는 질문지 준비 '고강도 조사' 예고
9일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10일 오전 이 대표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하는데 조사 분량이 방대해 오전 9시30분에 출석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 대표가 요구한 시간에 출석해서 답변을 가급적 해주면 이번 조사로 마무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검찰이 요구한 10일 오전 9시30분보다 1시간30분 늦은 오전 11시에 출두하겠다고 지난 7일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대표 측은 당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출석한다는 입장인만큼 검찰에 출석하는 시간은 오전 11시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진술에 대한 양측 고집도 팽팽한 상황입니다.
검찰은 이번 조사로 대장동 관련 사건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따라 200쪽이 넘는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 중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요구한 시간에 출석해 답변한다면 가능한 이번 조사에서 마무리하려 한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이 대표가 진술서를 통해 제출한 내용 등에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 위주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족식 및 국가균형발전 3.0시대의 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대표측, 공개 일정 최소화…서면진술서 답변 갈음하며 방어할 듯
하지만 이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도 방어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최근 출석을 예고하면서 "이번 추가조사에서도 지난번 제출한 서면진술서의 내용으로 답변을 하는 등 방어권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임을 고수했습니다.
이 대표측은 이날 대외활동을 최소화하며 조사 대비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실제 이날 당내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족식 외에 공식일정은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검찰 출석 때 읽을 입장문을 작성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전날에는 '혼자 다녀오게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출석할 서울중앙지검 청사 동행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측근들이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천화동인1호 지분 일부를 약정받은 사실을 이 대표가 인지하고 승인했는지를 추궁할 방침입니다. 반면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지분 약정' 의혹을 부인한 바 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