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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범죄 증가에…담배광고 가리는 시트지 '도마 위'
편의점 범죄 건수…지속적으로 증가
입력 : 2023-02-17 오전 6:00:00
 
서울시내 한 편의점.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편의점에서 강도살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리창에 붙이는 불투명 시트지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연이어 성명서를 내고 유리창 시트지를 제거하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협회는 성명서에서 "지난주 발생한 편의점 강도 살인 사건은 불투명 시트지 부착으로 밀폐된 공간이 형성돼 발생한 살인사건"이라며 "불투명 시트지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편의점은 매년 증가하는 강력 범죄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라며 "특히 대다수 점포는 야간 시간 보통 1인 근무 체제로 돌아가는데 불투명 시트지 부착으로 강력 범죄를 증가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10시 52분쯤 인천 계양구 편의점에서 20만원을 훔치기 위해 편의점 점주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간 편의점 업계에선 불투명 시트지 부착으로 편의점 근무자들이 범죄에 쉽게 노출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편의점 범죄 건수는 △2018년 1만3548건 △2019년 1만4355건 △2020년 1만4697건 △2021년엔 1만5489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가장 많은 편의점 범죄유형은 절도(6143건)이며, 상해·폭행 등 폭력 범죄는 2071건을 기록했습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1년 카운터 뒤에 담배광고를 외부에 노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했습니다. 이에 전국 6만여 개 편의점 유리창에 불투명 시트지를 부착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시행됐습니다.
 
문제는 편의점 내 불투명 시트지 부착에도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공개한 '제17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한 달에 1일 이상 일반 담배를 흡연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5%로, 전년(4.4%)과 비교하면 차이가 없었습니다.
 
서울시내 한 편의점 담배 진열대. (사진=뉴시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연적 감시가 가능하게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시트지, 진열 상품 등으로 시야 확보를 어렵게 만들면 범죄자로선 범죄의 유혹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편의점 내 범죄 예방을 위해선 자연적 감시가 가능하도록 가시성 확보가 중요하고, 계산대 주변이라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트지 외에도 조명의 밝기를 전보다 밝게 한다면 범죄자 입장에선 자기의 범죄 행위가 발각될 위험이 높아져 범죄를 단념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협회장도 "시트지가 투명했다면 이번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고, 행인이 구조를 했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여러 사건이 발생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시트지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편의점에선 여성과 아동 지킴이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불투명 시트지 부착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폭행하는 부모 혹은 범죄자가 피해자를 따라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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