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역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 연준 등 주요국 통화정책 등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만큼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국회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모두발언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의 최종금리 수준과 지속기간 등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이며 "중국 리오프닝,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은 향후 물가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둔화될지 예단하기 어렵게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올해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습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을 억제하고 고물가 고착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긴축적인 수준까지 인상했다"며 "앞으로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는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내외 금융과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한층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이 총재는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 하방 위험,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한은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전개 양상에 따라 향후 물가 둔화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IT 경기 회복 정도와 국내 부동산 시장 위축 등도 앞으로 국내 경기흐름 전망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았습니다.
한은은 국내 경기는 단기적으로 수출부진과 소비회복세 약화 등을 겪으면서 지난해보다 성장세는 둔화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경제 회복과 IT 경기 반등 등으로 점차 개선해 '상저하고'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은은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현행 3.50%인 기준금리의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3년 3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 66%는 가계 부채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종금리에 대한 금통위원 의견은 반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 후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 6명의 기준금리 정점에 대한 시각이 3.5% 3명, 3.75% 3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과 인상을 두고 위원들 의견이 반으로 갈리면 이 총재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