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최근 윤석열 정부의 '노조개혁'에 대해 '사실상 내정간섭'이자 '노조 때리기'로 규정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노조개혁의 일환으로 '노조의 투명성'을 빌미로 시도하는 노동조합의 회계장부 정부 제출 압박 등에 대해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jpg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 (사진=이지현 대변인)")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 (사진=이지현 대변인)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 "윤 정부, 노조가 불법 저지른 양 호도"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22일 <뉴스토마토>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의 노동개혁 드라이브에 대해 "우선 한국노총이 회계감사를 거부한 적은 없고, 국고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외부 회계감사를 포함해 다 받고 있다"며 "정부가 우리에게 제출하라고 한 것은 저희 조합비를 받은 일반 회계와 관련된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미 내외부 회계감사를 받고 있는데 '내지'까지 제출하라는 부분은 법률적 근거가 없기에 우리가 제출할 의무는 없다"며 "그런데 정부는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정부가 우리를 보고 불법이다, 아니다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굉장히 빈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과도한 개입'이자 '내정간섭'이라 생각해 거부한 것"이라며 "마치 제출을 안 하는 우리가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과도하게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저희가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법적다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최근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태도에 "정부가 이런 식으로 노동조합을 비리집단, 부패집단으로 내몰고, 고립시키는 태도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이런 식이면 한국노총도 싸울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투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추구하는 게 모토인데, 자꾸 싸움을 걸고 비리집단인 냥 악선동을 하면 저희도 가만있을 수는 없다"며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시간 유연화라든지 임금 체계 개편 시도 등에 대해 양대노총이 공동 투쟁하고,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연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김동명 위원장 "한국노총, 정부 들러리 서지 않을 것"
한국노총은 지난 19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5년간 민노총, 한노총이 국고 150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밝힌 데 대해 성명을 통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지원금에 대해선 이미 회계자료를 보고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듯 한노총은 국고보조금에 대해 외부 공인회계사 2명이 포함된 외부회계감사를 연2회 실시해 결과를 노동부 제출한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노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자료 제출 및 회계감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양측 노조가 1500억원의 지원금을 받고도, 회계장부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 섭니다.
이와 관련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2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화는 하되 정부의 들러리는 서지 않을 것이며,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현재 정부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노동관계 변화도 단초를 찾을 수 없다"고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부부간에도 서로 관계가 소원해져서 대화로 복원하고 싶은데, 남편이 아내에게 '가계부 가져와 봐라'고 추궁하면 대화가 되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5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