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농·수·산림조합장을 선출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마무리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지난 1·2회 선거 때보다는 선거법 위반 건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500건이 넘는 위법 행위가 적발됐습니다.
주무부처는 조합장 선거의 투명·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위탁선거법 개정을 예고했습니다. 전북 순창군 투표소에서 발생한 차량 사망 사고와 관련해서는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향후 4년간 일선 농·축협을 이끌어갈 1114명의 조합장이 선출됐다고 9일 밝혔습니다. 이들 조합장은 오는 21일부터 임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선거에는 2590명의 후보자가 출마해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당선된 1114명의 조합장 중 890명은 투표를 통한 경선으로, 단독 입후보한 224명은 무투표로 당선됐습니다.
선거로 조합장이 바뀐 조합은 421개소(37.8%)로 지난 2019년 제2회 선거(41.8%)보다 4%포인트 줄었습니다.
여성 조합장은 전국적으로 30명이 입후보해 13명이 당선됐습니다. 여성 조합장은 2015년 1회 당시 5명, 2회 당시 8명과 비교해 증가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향후 4년간 일선 농·축협을 이끌어갈 1114명의 조합장이 선출됐다고 9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선거일인 8일 서울 송파구 송파농협 본점 대회의실에 설치된 문정2통 투표소에서 조합원이 투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선거 과정에서 금품 제공, 선거운동 방법 위반 등 불법 행위가 발생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 위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건수는 146건에 달했습니다. 수사의뢰 28건, 경고 등 371건으로 총 조치 건수는 545건입니다. 이번 조치 건수는 1회 때 868건, 2회 때 744건보다는 줄어든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500건이 넘는 규모가 여전한데다, 선거일 이후에도 신고·고발 등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농식품부는 조합장 선거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농협, 선관위, 국회와 위탁선거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선거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무자격 조합원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농협중앙회와 합동 점검을 강화하고, 조합원 확인 방법 명확화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합니다.
강동윤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은 "이번에 새롭게 선출된 조합장들은 조합 경영자이자 지역의 리더로서 향후 4년간 조합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농식품부에서는 농협중앙회와 협력해 일선 조합의 발전과 경영 안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전북 순창군 구림면의 조합장 선거 투표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거일 안전 관리 강화 방안 등 보완 조치 추진을 선관위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선거일이었던 지난 8일 순창군 구림면 구림농협 주차장에서 A씨가 몰던 트럭이 선거 투표를 위해 모여 있던 인파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일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향후 4년간 일선 농·축협을 이끌어갈 1114명의 조합장이 선출됐다고 9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선거일인 8일 광주 북구청 3층 회의실 내 개표소에서 선거 사무원들이 개표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