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번 주 증시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지켜보는 한편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해당 지표 결과에 따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빅스텝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텐데요. 증권가에서는 선제 대응이 리스크가 있는 만큼 시장 흐름을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3월 FOMC는 23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2432.07 대비 37.48포인트(1.54%) 떨어진 2394.59에 마감했습니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주 후반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시장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는데요. 이에 따라 채권과 외환 시장 모두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고, 외국인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고용보고서·CPI, 금리 향방 결정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밴드를 2350~2470선으로 제시했습니다. 우선 2월 고용보고서와 2월 CPI 지표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파월 의장이 지난 8일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추가 지표를 볼 때 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데이터 의존적인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 인상 폭과 정점 금리 전망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거죠.
앞서 그는 지난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경기 지표에 따라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서 향후 금리 인상 폭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해진 데다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경제지표가 2월 이후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3월 FOMC 빅스텝 가능성과 최종금리수준상승 가능성 등 연준발 통화정책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인데요. 월가 투자 은행(IB) 가운데 기준금리가 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곳도 있습니다. 블랙록의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라이더는 "견조한 고용 시장과 인플레이션 경직성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기준 금리를 6%로 올리고 장기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경기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연준의 금리 인상 폭과 경기 전망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상방 요인이 제한된 현 상황에서 지표의 흐름을 지켜본 뒤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인 대응은 리스크가 있는만큼 이번 주는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대응을 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표 자체가 안도감이 있으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돼 상승 모멘텀이 생길 수도 있겠으나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만큼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근원 CPI 움직임에 따라 통화정책 컨센서스가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있고 이는 채권·외환 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소지가 높다"면서 "벨류에이션 부담이 아직 높고 추가로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요인이 있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매수 시점을 늦추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지방은행 부실·중국 모멘텀에도 '주목'
최근 미국 지방은행인 SVB파이낸셜이 채권판매손실을 메우기 위해 20억 달러 이상의 자본 조달을 발표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지방은행 부실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거죠.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표 결과에 따라 리스크 부분이 부각되면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중국 쪽 데이터나 미국 연준 의원 발언 등에 악재가 없더라도 상방으로 뚫릴 요인이 없어 추세적으로 상승은 힘들다"고 내다봤습니다.
오는 13일 폐막 예정인 중국 양회 이후 중국 모멘텀에도 시장의 눈길이 쏠리는데요. 중국 1, 2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오는 15일에 나올 예정입니다. 지난 9일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 상승하는 데 그쳐 소비 회복 속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여기에 실물지표 결과까지 안 좋게 나올 경우 모멘텀이 약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중 발표된 중국의 1~2월 무역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직은 중국 실물 경기의 정상화 기대가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예상치를 상회하는 결과를 발표하면서 향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형성시켜줄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 폭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와 주식시장 조정이 발생한다면 향후 중국 경기개선에 따라 재차 진행될 달러 약세 전환을 염두에 두고 저가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업종으로는 중국 경기 개선 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분야인 철강, 비철금속, 화장품, 의류를 추천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