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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금호석화, 박준경에 쏠린 눈
주력 상품 NB라텍스 약화·오너 리스크 등 주주 달래기 나서
입력 : 2023-03-13 오후 3:32:2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오는 24일 열릴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가 박준경 사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준경 사장은 박찬구 회장의 아들로 지난해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 섰습니다. 최근 주력 상품인 NB라텍스 수요 약화와 오너 리스크 등 각종 위기 속 주주들을 달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사진=금호석화 홈페이지)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1조14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2조4068억원)에 비해 반토막난 수준입니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주력 상품인 NB라텍스의 수요 약화입니다. 지난해 NB라텍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 여파로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습니다. 톤당 200달러를 넘었던 NB라텍스 가격은 지난해 10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금호석화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6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장에서도 올해 역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금호석화가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한 신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금호석화도 여기에 동감하고 있습니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향후 5년간 바이오, 친환경소재 등 신사업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투자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다가올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이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 달라는 등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대주주들의 리스크도 존재합니다. 지난 8일 박찬구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출한 자료가 누락됐다며 검찰에 고발을 당한 상태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8년~2021년 친족(처남 일가)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정진물류, 제이에스퍼시픽 등 4개사를 누락한 거짓자료를 제출했습니다.
 
기업집단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4월1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습니다. 이후 2016년 9월30일 지정에서 제외됐다가 2017년 9월1일부터 현재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박 회장은 첫째 처남이 보유한 회사인 지노모터스, 지노무역을 2018~2020년 지정자료 제출 시 누락했고, 또 둘째 처남이 보유한 회사인 정진물류를 2018~2021년, 제이에스퍼시픽을 2018년 지정자료에서 누락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처가와 관련돼 있습니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동일인의 첫째 처남 일가가 지노모터스, 지노무역의 지분 100%를 보유했고, 둘째 처남 일가는 정진물류 100%를 보유했다"며 "지분율 요건만으로 계열회사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박 회장이) 해당회사를 누락한 지정자료를 제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히 2021년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공정위로부터 친족회사에 대한 계열회사 여부를 확인 요청받은 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도 박 회장은 둘째 처남이 보유한 정진물류를 은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처분은 2016년 갑작스런 계열분리 및 대기업집단지정으로 실무자가 법령상 계열회사 혼동으로 누락된 사항"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감몰아주기 및 승계를 위한 계열회사 은폐 등의 업무 관련성 및 거래관계는 일체 없다"면서 "회사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인력보강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지난 2년간 이어진 일명 '조카의 난' 역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카의 난은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사내이사직을 원하면서 생겼습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3월 단일 최대주주로서 자신을 금호석화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주주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실제 박철완 전 상무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8.04%로 박준경 사장(6.75%)보다 높습니다. 
 
지난 2년간 조카의 난을 일으키며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전 상무이자 최대주주가 지난해 두 번째 분쟁에서 패배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아직 최대 주주인 만큼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 지 미지수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 주총 때 제3차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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