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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재부각에 널뛰는 은행주…변동성 확대 주의
SVB 파산 사태로 국내 은행주 급락
입력 : 2023-03-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크레디트스위스(CS)와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은행주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국내은행의 직접적인 부실이나 유동성 위험 전이는 낮지만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시장 우려는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해외 금융주와 연동된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3월 정기 주총 시즌을 맞아 배당 확대를 통한 은행주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SVB 사태 이후 은행주 하락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KRX 은행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6% 내린 600.09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KRX은행 지수는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카카오뱅크(323410), 우리금융지주(316140), 기업은행(024110), BNK금융지주(138930), JB금융지주(175330) DGB금융지주(139130) 등 9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 주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쇄에 이어 CS, 퍼스트리퍼블릭의 유동성 위기까지 금융사들의 시스템 리스크가 크게 불거졌는데요. 이달 초 대비 KB금융지주(-4.3%)를 포함한 신한지주(-7.9%), 하나금융지주(-7.6%), 우리금융지주(-7.8%) 등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지방은행인 DGB금융지주(-10.1%), BNK금융지주(-7.4%), JB금융지주(-5.6%) 역시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 은행은 여수신 비율이 90% 이상이며, 자산 건전성이 높아 직접적인 부실이나 유동성 전이 우려는 낮습니다. SVB와 같은 자산구성에서 채권이 가장 많아 미실현 손실이 있었고, CS는 급격한 IB손실로 손익이 악화했었죠. 실질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관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SVB 출구 앞에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AP)
 
은행업 전반 우려 잔존 …"보수적 입장 취해야"
 
각국 당국의 발 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은행업 전반에 대한 우려는 잔존하고 있는데요. 해외 역시 SVB 이후 은행들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고, 작년에 이뤄진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은 유가증권 관련 손실 리스크가 내재된 상태이죠. 미국의 주요 24개 은행을 모아둔 KBW 뱅크인덱스는 지난 17일 5.25% 하락 마감했습니다.
 
대형 은행주 급락뿐 아니라 미국의 지방 은행주의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댈러스에 본사를 둔 코메리카는 8.44% 하락했으며 트레이크시티의 자이언즈 뱅코프는 6.67%, 클리블랜드의 키코프 6.11%, 텍사스 웨스트트레이크의 찰스슈왑도 2.54% 하락했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저축은행, 상호금고 등 제 2금융권에서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면서 "국내 금융주에 대해서는 사태가 완벽하게 진압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주총서 배당 확대로 반등할까 
 
이번 주부터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가 은행주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배당주로서 성공적인 전환이 이뤄지면 주가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겠죠. 4대 금융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전년보다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어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17일 BNK금융을 시작으로 23일 신한금융지주, 24일 KB·우리·하나금융지주, 30일 JB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이 정기 주총을 개최합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금융지주들은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확대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한금융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주당 865원(연간 2065원)으로 결의했습니다. 우선주를 포함한 연간 배당 성향은 23.5%입니다. 
 
하나금융은 2022년 배당 성향을 전년보다 27%, KB배당성향은 26%입니다. 양사는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주당 결산 배당 1130원, 25.1%의 배당 성향을 실하는 한편, 연중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매년 총주주환원율 30%를 달성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올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주총에서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에 나섭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이 은행주 반등을 위한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실적 가시성 제고가 필요하다"면서 "순이자마진(NIM)은 분기별 하락세 가능성이 높지만 연간 이자이익은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점과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른 완충 여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고 말했습니다.
 
SVB발 금융 혼란 시기가 은행주를 매수하기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당폭 하락해 은행주 저가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상존한다"면서 "CS의 처리 방향이 은행주 단기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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