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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재등장에…검찰 내부도 '뜬금없어'
회고록 '도움'?…"법조인으로 부적절…정치적 의도만 키워"
입력 : 2023-03-20 오후 4:19:58
 
 
[뉴스토마토 김하늬·윤민영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의 회고록이 친정인 검찰 내부에서도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책을 쓴 이유에 대해 "후배 검사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정작 검찰 내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정치적 의도로 논쟁만 키우고 법조인으로서도 부적절하다는 분위기가 우세합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인규 변호사가 오는 24일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출간합니다. 이 변호사는 회고록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또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노 대통령 서거의 책임을 상당부분 돌렸습니다. 
 
18일 서울 시내 대형 서점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의 회고록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적 의도' 의심…"조직 떠난 사람이 조직에 부담만"
 
이 책의 출판사인 조갑제닷컴은 "14년간 침묵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책임자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이 회고록을 통해 정면승부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전체 532쪽 분량에서 218쪽을 할애해 자신이 수사를 지휘했던 노 전 대통령 사건을 다뤘습니다. 노 전 대통령 사건 공소시효 완성에 맞춰 회고록을 출간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이인규 변호사는 "정치할 생각도 없고, 정권이 바뀌지 않았더라도 출간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조계 에서는 '정치적 의도'를 특히 의심합니다.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검증된 사실인 양 공표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논쟁거리만 높인다는 겁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현 정권 들어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큰데 전면에 나서서 조직을 내세워 언론의 집중을 받게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조직을 떠난 사람이 다시 조직을 흔들며 부담만 키운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검찰의 본분을 잃은 행위라는 점의 비판이 큽니다. 도대체 왜 이런 출판물을 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방의 한 부장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외부로 까발리는 건 법조인으로서 기본적인 부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소한 검찰청 내에서 벌어진 일은 개인이 아닌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검찰 로고가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일방적 주장에 불과, 진실성 검증된 문서 아냐"
 
관련해 노무현재단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책 내용이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수사기록은 검찰이 관련자들을 밀실에서 조사한 조서일 뿐 공개된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등을 통해 진실성이 검증된 문서가 아니다"며 "물적 증거들도 적법절차를 준수해 수집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보지 않아서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출신 변호사는 "출판물이 사자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될 것"이라며 "부존재라면 사자 명예훼손인데 존재나 부존재 여부 입증이 불가능할 것 같아 이 부분이 문제가 될 것같고 법률적 논쟁이 아닌 정치적 논쟁만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즉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다시말해 수사과정에서 검사와 수사관과 당사자와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한 진술에 대해 녹음을 안했다면, 담당 검사는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할테고 변호인이나 당사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할 수 밖에 없어서입니다.
 
김하늬·윤민영 기자 hani4879@etomato.com
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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