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6: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동산PF 규모가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업권의 관련 리스크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권과 저축은행, 캐피탈의 부문별 고위험 익스포저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리방안으로 정상 사업과 부실 사업의 옥석가리기가 중요해졌지만 근본적으로 분양가 할인이라는 전제가 핵심 요건으로 강조된다.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IB토마토> 주최로 열린 ‘2023 크레딧 포럼’에서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두 번째 세션 연사로 참여해 금융업권 부동산PF 리스크와 관리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부동산PF 규모는 그동안 형성된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경기 호황 영향으로 2013년 40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50조원까지 늘었다. 금융 업종별 규모는 △보험 44.6조원 △은행 30.8조원 △증권 27.4조원 △캐피탈 27.2조원 △저축은행 26.3조원으로 나타난다.
보험과 은행은 부동산PF 규모가 크지만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수치는 보험과 은행 각각 3.4%, 0.8%다. 나머지 업종은 저축은행이 19.3%로 가장 높게 나오고 캐피탈 14.3%, 증권 4.2%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 본부장
이 본부장은 “부동산 리스크에 많이 노출된 곳이 보험과 은행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총자산 대비 비중이 낮기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 업종”이라며 “저축은행과 캐피탈, 증권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적인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과 증권, 캐피탈 업종은 부동산PF 사업단계별 리스크 중에서도 위험이 가장 큰 브릿지론과 채무보증 익스포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 본부장은 “부동산 개발 사업 중 브릿지론 단계가 가장 위험하다”라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은 브릿지론이, 증권은 브릿지론과 채무보증 익스포저가 커서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이 꺾이기 시작하면서 미분양이 증가했고, 과거 9년간 부각되지 않았던 위험이 커지면서 브릿지론에 투자하는 본PF 시도가 줄었다”라며 “브릿지론이 본PF로 거의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본PF에서 미분양이 늘어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또 브릿지론에 투자한 금융사들은 투자 자금이 묶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진=NICE신용평가)
저축은행과 증권은 고위험 익스포저가 특히 높은 업종이다. 저축은행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규모가 183% 수준으로 캐피탈(80%)과 증권(40%)보다 훨씬 높다. 브릿지론 비중도 55%로 과반이다. 증권의 경우 상환순위 가운데 중·후순위 비중이 47%에 달하고 투자지역의 비수도권(해외 포함) 비중이 51%로 높게 나타난다. 증권은 연체율도 8%대로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본부장은 관리방안에 대해 “현재 주택시장은 바이어 마켓(Buyer’s Market)으로 판매자 마진이 아닌 구매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증권사 엑시트 분양률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66% 수준으로, 할인 분양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충분한 버퍼(Buffer)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정상 사업은 지원하고 부실 사업은 정리하는 차별 접근으로 옥석가리기가 나타난다”라면서 “정상 사업은 자금 공급을 지속하며 대주단 협약으로 사업을 재구조화하거나 할인 분양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반면 부실 사업은 NPL(부실여신) 처리 손실로 인식하거나 매각 등으로 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인데 결국 모든 대책은 분양가 할인이 전제”라고 강조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