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정부를 향해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한일정상회담을 두고 "이번 회담은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에 대한 테러"라고 지적한 데 이어 29일 정부의 저출생 정책을 두고 "재탕, 삼탕, 맹탕 정책"이라며 압박했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연일 정치권을 향해 내뱉는 쓴소리에 대해 "선출직 공무원으로서의 소신이자 국가 앞날에 대한 우려"라며 '중앙 진출'의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 정부를 지적하며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지사, 정부 정책에 날 선 비판
최근 정부의 대일외교를 두고 일각에서 '굴욕외교'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 일본 역사 왜곡까지 이어지자 김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가"라며 발언 강도를 높였습니다.
그는 "이번 회담은 국민의 자존심과 국격에 대한 테러이자, 무능의 극치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가치를 크게 흔들었다"며 "대통령과 참모들은 일본 국민의 마음을 여는 데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하지만, 우리 국민의 마음은 닫아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테러, 무능의 극치, 아집과 독선' 등 그동안 활용하던 어휘들보다 더욱 강한 단어를 사용해 현 정부의 대일외교를 지적했습니다.
또 대일 외교보다 이전에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안에 일본기업은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을 가져온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지사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정부에게 "정부가 발표한 강제징용 피해 배상안은 진실을 밝히고 자신들의 원리를 인정받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온 피해자들의 노력을 한순간 물거품으로 만드는 또 하나의 참사"라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김 지사 "정부 저출생 정책…맹탕"
이날도 김 지사는 윤 정부에 대한 비판 날을 세웠습니다. 그는 저출생 종합대책과 관련해 "정부가 공개한 저출생 정책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함,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실효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재탕, 삼탕, 맹탕 정책"이라며 "대통령은 15년간 280조원의 예산을 쏟고도 사태가 악화됐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 재정의 상당 부분은 저출생 대책이라는 꼬리표만 붙여 포장된 것인 걸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계속된 김 지사의 강경 발언에, 일각에선 차기 대선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민주당의 혼란이 이어지면 새로운 인물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와중에 그 누구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지사의 정부를 향한 날 선 발언들이 경기도 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경기남부국제공항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같은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인 사안에 혹여 불이익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작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사실 국힘의 입지가 컸음에도 김 지사가 당선됐고, 그게 큰 의미를 차지한다고 본다"며 "인물이 많은 국민의힘에 비해 민주당은 두각되는 존재가 없어서 김 지사에게 눈길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