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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매도' 외친 모건스탠리…공매도 대량 잔고 보유
모건스탠리 최근 매도 보고서 발간…적정주가 13만원 제시
입력 : 2023-04-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올해 주가 급등세를 시현 중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로 지목된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매도 리포트를 내놓자 시장 참여자들은 해묵은 외국계 증권사의 행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악재 보고서를 통해 주가 하락을 유도하는 과거 행태가 답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에겐 악재 보고서가 긍정적으로 해석됩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들어서만 143.76% 급등했습니다. 주가 급등과 더불어 공매도 잔고 금액도 급증세입니다. 지난 28일 기준 7365억1100만원 가량이 공매도 잔고 금액입니다. 올해초 4868억6100만원 수준과 비교하면 50% 넘게 급증한 셈입니다. 
 
공매도 대량 보유자, 모간스탠리·골드만삭스·한국투자증권 
 
지난 28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한국투자증권이 대량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개별종목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는 △일별 순공매도잔고 평가액이 10억원 이상 △공매도 잔고 보유수량이 상장주식 총 수의 0.01%이상, 이 두 경우에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합니다. 다만 시중에 공개되는 정보는 증권사(법인명)뿐이며 구체적인 신상 정보와 공매도 잔고 수량 및 금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증권사가 직접 공매도한 것과 이용 고객이 주문한 것 모두 포함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증권사에서 거래소측에 신고를 하도록 자본시장법 규정에 나와 있어서 공매도 통계자료는 다 받고 있다"면서도 "(에코프로비엠 등 개별종목 공매도 관련) 증권사 마다 공매도 잔고 수량이 어느 정도 인지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본부에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은 불법 행위인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에 이름을 올린 모건스탠리는 최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하면서 '매도' 의견을 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31일 종가가 22만4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40% 넘게 낮은 가격 수준이 적정하단 판단입니다. 3월 들어 모건스탠리는 지난 17일부터 에코프로비엠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에코프로비엠의 최근 주가 상승은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양극재 분야에서 가장 가까운 동종업체인 엘앤에프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고려할 때 에코프로비엠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외국계 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에서도 사실상 매도 의견이 나왔습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30일 에코프로비엠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주가 과열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에 대해 주가 과열을 핑계로 매도 보고서를 내놓고, 시세 조작에 나선 행위라고 맹비난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모간스탠리가 이번에 매도 리포트를 낸 것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자주 해오던 행태"라면서 "과거에도 외국계 증권사들은 주가 급등이 이어진 종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계 보고서에 유독 취약한 국내 증시
 
국내 증시는 외국계 보고서에 유독 취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악재 보고서는 곧 주가 하락으로 이득을 보는 '공매도'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가 과열 경고음이 뜬 관련주에 대해선 투자자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빌리는 과정에서 대차계약을 할 때는 주로 1년이 주어진다"면서도 "다만 형식적으로는 1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1년이 도래하더라도 상환하지 않으면 연장해서 사실상 무기한 공매도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 대상 종목의) 악재가 터지는 날까지 기다리면 공매도로 수익을 보기 쉬운 구조라는 설명입니다. 이를 악용할 소지도 다분하기 때문에 미국은 상환 기간 1년이 도래하면 만기시 우선 갚아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가져가고 있습니다. 국내와 차이가 있는 부분입니다.
 
모건스탠리가 공매도 대량 보유자로 이름을 올린 상황에서 매도 보고서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전에 공매도를 친 주체가 회사 내부정보를 미리 알아 공매도를 했는지 사실관계를 따져 봐야한다"면서 "미리 알고 공매도를 쳐 놓고 매도 리포트를 냈다라는 사실관계가 입증되면 불공정거래로 조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종적 판결에 따라 부당이득 환수조치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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