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관내 초·중·고교에서 실시하는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재의해달라고 서울시의회에 요구했습니다.
'기초학력 조례안' 서울시의회 본회의 통과하자 교육계 반발
서울시교육청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10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서울시의회에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조례안에 따르면 교육감은 학교장이 시행한 기초학력 진단 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를 공개할 수 있고, 기초학력 진단 검사 결과를 공개한 학교에 대해 포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학교장이 기초학력 진단 검사의 시행 일자·시행 과목·응시자 수 등의 현황을 학교운영위원회에 보고해야 하고, 그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조례안의 서울시의회 본회의 통과 이후 수많은 반대 의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학교별 성적 공개에 따른 줄 세우기로 수많은 문제가 생겼었던 만큼 같은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당시 모든 학교가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을 온라인에 공개했는데 이를 학교 평가와 성과급 평가 등의 지표로 활용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은 바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10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서울시의회에 요구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시교육청 전경.(사진 =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진단 검사 지역·학교별 결과 공개 법 위반 소지…재의 요구"
서울시교육청은 "외부 기관에 법률 자문을 의뢰한 결과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사무는 '기초학력 보장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한 국가 사무·기관 위임 사무로 법령에서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 사항이 없어 조례의 제정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조례안 제7조에 기초학력 진단 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특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있었다"며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 1항의 규정에 따라 재의를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우려에는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있다. 서울시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보다 더 촘촘하고 다층적인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10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서울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재의를 서울시의회에 요구했습니다. 사진은 지난 1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기초학력 보장 강화 방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