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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도 좋지만 청년 삶 개선부터
입력 : 2023-04-07 오전 6:00:00
최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대학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시행된 해당 사업은 학생이 천원을 내면 정부가 천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대학이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현재 전국 336개 대학 가운데 41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밥 한 끼 마음 놓고 사 먹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인데 근래 들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이 더 팍팍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만족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98.7%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지속됐으면 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여야 가리지 않고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를 외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지난달 28일 경희대를 방문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이어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정부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 대상 규모를 당초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해당 사업의 예산을 50억원 이상으로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야는 정책위 차원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까지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평소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만 하던 여야가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입니다. 이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광경을 보고 있자니 비로소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아침을 먹여주는 것보다 더 시급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청년들의 삶을 개선해주는 것입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 인기 현상은 결국 청년들의 고달픈 현실에서 비롯됐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작년 11월 발표한 '세대별 체감 경제고통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청년층(15~29세)의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25.1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습니다. 체감 물가상승률은 5.2%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5%)의 10배 수준에 달했고 청년 체감실업률도 19.9%나 됐습니다.
 
정치권이 할 일은 청년들이 현실에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대학생들의 아침을 먹이는 데 만족할 게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이유이자 국회의원들이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이유입니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돈 걱정 없이 아침을 사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합니다.
 
여야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은 모든 청년들의 삶을 개선해 주는 것입니다. 사진은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후생관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전북대학교 총동창회와 함께하는 천원의 아침밥 행사' 당시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장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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